‘봄방학’ 맞은 여야, 마음은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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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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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3월 국회를 열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으나 4월 재보선 변수 대응방안,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 처리방안 마련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추가경정 예산안 문제도 여야 이견차로 최대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갈 길 급해진 한나라당은 당장 쟁점법안 3월 말 처리도 고려하면서 추경과 4월 재보선 공천심사 등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민주당의 경우 4월 재보선 문제로 인한 내부마찰로 고심 중이라 쟁점법안과 추경 등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갈 길 급해진 與

‘3월 휴전기’를 맞았지만 당초 미디어법(저작권법, 디지털전환법), 은행법(금산분리 완화) 등 여야가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한 쟁점법안이 무산된 만큼 한나라당은 마음이 편치 않다.

이 때문에 당의 속내는 가능한 배후 근심거리부터 제거한 뒤 4월 추경처리와 재보선 전략마련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달 중 여야가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며 “외국방문에 나선 당내 의원들에게 오는 25일까지는 귀국하도록 요청했다”고 쟁점법안의 3월 말 처리를 암시했다.

홍 원내대표의 경우 5월로 임기가 끝나는 만큼 시간도 많지 않을뿐더러 지난 3일 쟁점법안 본회의 처리 무산으로 인해 청와대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아울러 4.29 재보선을 위한 공천심사가 진행될 예정인 데다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가 서서히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당내 친이-친박 간 갈등봉합도 난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2월 임시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지도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잠시 ‘해빙기’가 오는 듯 했다. 그러나 이재오 전 최고위원 복귀나 5월 원내대표 후보 경선을 둘러싸고 친이-친박 후보들의 경합도 예상되는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밖에 추경도 한나라당의 당면 난관이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구체적인 액수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인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도의 추경 편성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슈퍼추경’에 대한 야당의 반대가 예상되는 상황인 데다 당내 이견도 상당수이기 때문에 4월 처리를 두고 한바탕 설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민주, 내부문제 ‘홍역’

민주당은 쟁점법안 처리는 4월에 논의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는 점을 내세워 언급조차 꺼리는 모양새다.

추경의 경우 경제위기인 만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경기예측을 잘못한 부분부터 사과하라”는 단서를 내걸었다.

하지만 현재로선 4월 재보선이 민주당에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설과 공천문제를 놓고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정면충돌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참여정부 등 구여권 인사들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민주당으로선 곤혹스런 부분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현역인 안희정 최고위원, 이광재 의원 수사를 받고 있어 4월 재보선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다.

국회 폭력사태에서 빚어진 폭력정당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문제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정세균 대표가 ‘경제위기 극복 및 일자리 창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경제위기 해법을 제시하고 활발한 현장 방문 활동을 벌이는 것도 고육지책 성격이 짙다는 평이다.

이에 따라 정 대표는 3월 휴회 중 행여라도 불미스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외출장 자제령을 내렸고 법사위와 국방위 소속 일부 의원들도 상임위 출장건을 포기했다.

이와 관련 정 대표는 “3월은 쉬는 시간이 아니라 4월, 6월 국회를 대비하는 시기”라며 긴장을 늦추지 말 것과 쟁점법안인 미디어법 홍보전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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