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1170씩 총 850억 배당... 한전 무배당과 대조
한국가스공사가 조 단위가 넘는 실질적자를 내고도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미수금을 자산항목에 포함시킬 경우 영업실적 순익을 기록하는데 따른 결정이지만 비슷한 상황에 놓인 한전이 무배당 키로 결정한 것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8일 가스공사에 따르면 공사 이사회는 지난 4일 2008회계연도 결산 배당금으로 주당 1170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으며 배당금 총액은 85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천연가스값 폭등 및 환율상승에도 물가안정 차원에서 가스요금이 내내 동결되다 11월 7.3% 인상에 그치면서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2007년 말 1756억 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3조4500억 원까지 불어났다.
공사는 회계처리 방법상 요금이 동결된 탓에 발생한 원료비 손실분은 손실항목이 아닌 미수금, 즉 받지 못한 돈으로 보고 자산항목에 넣고 있다.
이 때문에 가스공사가 공시한 지난해 잠정 영업실적으로는 3308억원 가량의 순익이 난 것으로 돼있지만 미수금을 합칠 경우 실질적인 적자상태인 셈이다.
특히 현금 유동성이 경색되면서 2007년 말 228%이던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438%로 치솟았고 올해도 요금인상 가능성이 낮아 대규모 현금차입까지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회사로서는 자금 부담이 될 수밖에 없지만 명목상 이익이 나는 상태에서 배당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사의 지분은 정부가 26.86%, 지방자치단체가 9.87%를 갖고 있으며 한국전력이 24.46%를 갖고 있다.
비슷한 시장 상황에서 한전은 가스공사에서 배당을 받지만 자사는 배당을 하지 않는다. 미수금과 같은 항목이 없어 지난해 2조9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한전이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지 못하는 것은 1989년 상장 이래 처음이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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