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도 '금' 투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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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0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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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중앙은행 경기부양책 현금 가치 떨어뜨려

   
 
 

헤지펀드의 큰손들이 금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추진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현금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투자은행들의 부실을 예고하며 큰 수익을 올렸던 헤지펀드가 올해는 각국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을 우려해 금을 집중 매입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전했다.

대표적인 헤지펀드는 데이비드 아인혼이 설립한 그린라이트캐피털과 이튼파크, TPG-액슨 등으로 아인혼은 지난해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기 전 "부실자산에 노출된 부분을 메울 만한 자본이 충분치 않다"며 이 회사 주식을 집중 매도했던 인물이다.

헤지펀드가 금을 사들이고 있는 이유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경제위기의 해법으로 내놓은 경기부양책의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아인혼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 정부의 재정 적자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화폐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디플레이션이 오든 인플레이션이 오든 금의 가치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각국 정부가 금리를 잇달아 낮춘 것도 헤지펀드의 금 투자를 부추겼다. 헤지펀드는 과거 금이 큰 수익을 내지 못할 뿐더러 보관하는 데도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금에 대한 투자를 기피해왔다. 하지만 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떨어지자 이같은 비용 부담을 덜게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온스당 1000 달러를 넘나들던 금 값이 지난 주말 939.1 달러로 하락 마감됐는데도 헤지펀드의 금 매집은 이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UBS 등 세계적인 투자기관들 역시 올해 금 시세가 온스당 1000 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세계 최대 금광회사인 배릭골드의 피터 뭉크 회장도 지난주 투자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 세계 국가들이 금 가치 상승에 호의적인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며 "이들이 취할 수 있는 정책은 돈을 마구 찍어내는 것이고 이는 결국 눈물로 마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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