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추경도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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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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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 예산안 편성을 두고 일사분란 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추경 규모에 있어 재정건전성을 우려한 합리적 수치를 고려한다는 반면 한나라당은 “당장 급한 불부터 꺼야한다”며 경우에 따라 30조 원 이상의 규모도 불사한다는 등 저만치 앞서 가고 있다.

민주당은 이렇다 할 적정규모와 대안제시 없이 한나라당의 추경규모 확대에만 제동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추경 규모 10~15조원 유력

현재 추경의 조기 편성 필요성은 여야는 물론 정부관계자와 경제전문가들 모두가 동의하는 사안이다.
그러나 향후 재정건전성과 인플레 등 여러 부작용을 우려한 시각 때문인지 추경의 구체적 규모에 있어서는 수많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기획재정부의 경우 추경의 구체적 규모에 있어서는 입을 꼭 닫고 있다. 재정부에 따르면 당장 규모보다는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의 여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정부는 당면과제인 일자리와 민생 관련 사업에 추경 예산을 집중할 계획을 세워두고 당정협의를 거쳐 이달 23일 또는 24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나친 추경예산은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을지 몰라도 국가부채, 고인플레 등 후유증이 큰 만큼 여당이 주장하는 30조 원 안팎까진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정부는 이미 추경을 제외하고도 올해에만 24조8천억 원의 재정 적자를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라 실질적인 규모는 15조 원에서 20조 원 사이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조세연구원 등의 추정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감당 가능한 추경 규모는 10조~15조 원 규모다. 

◆與, 최대 50조원까지 추진 용의

한나라당은 구체적 액수까지 제시하면서 추경규모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재정적자, 대외신인도 하락 등 후폭풍은 급한 불부터 끈 뒤 천천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추경 규모에 대해 “20조~30조 원 규모는 되지 않겠느냐고 예상하는데 넘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명확한 효과가 있는 일자리 창출, 내수확대,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추경이라면 나중에 몇 배로 회수할 수 있는 성격의 자본이기 때문에 규모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안경률 사무총장도 최근 “추경 규모가 20조~30조 원으로 알려졌는데 그 규모는 경기부양을 위한 정도가 되지 않을듯 하다”며 “좀 더 획기적인 규모가 됐으면 한다”고 대폭 확대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규모는 최대 50조 원까지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전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을 지낸 신봉호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로선 규모보단 어디에 투자하느냐가 더욱 큰 문제”라며 “만약 추경예산이 일자리 창출, 내수기업 지원, 실직자 구제 위주로 이뤄진다면 규모를 더욱 확대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민주 “추경은 작을수록 좋아”

민주당 등 야당은 추경필요성에는 동감하지만 한나라당의 ‘슈퍼추경’ 방침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구체적 규모를 제시하지 않았을 뿐더러 재정적자와 2~3년 후 고인플레 우려에 대한 이렇다 할 대안도 없이 비판만 하고 있다며 여론의 빈축을 사고 있는 상태다. 

정세균 대표는 “추경 규모는 적절해야 하고, 클수록 좋은 것이 아니다”며 “추경 규모도 한나라당이 내부 이견부터 정리하는 등 정부여당이 확실히 입장을 정리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이용섭 의원은 “국채에 의존해서는 안 되며 고통분담 차원에서 정부가 앞장서 인건비, 판공비 등 경비 절약을 먼저 해야 할 것”이라며 “부자들의 세금 감면을 연기하고 이 돈을 경제를 살리는데 쏟고 나서 여유가 생겼을 때 추가 감세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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