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기업硏, 비자금 사건으로 회사 손해
-재계, 의견 존중하지만 꼬투리잡기 전형
지난 2006년 4월 현대차 비자금 사건으로 대검 조사를 받았던 현대차 이정대 부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차가 13일 주총에서 ‘재무통’인 이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재선임 하려 하자 회사에 손해를 끼친 인물을 중용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지난 8일 ‘현대자동차 2009 정기주총 의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오는 13일 현대차 주총 안건인 이정대 부회장 등기이사 재선임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CGCG는 보고서에서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에 연루됐던 이 부회장은 이사로서 충실의무와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이 후보의 재선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2003년 이후 현대차의 재경본부장을 맡아 왔던 이 부회장은 2006년 비자금 사건에 연루되어 2007년 2월 1심에서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지난해 8월 정몽구 회장과 함께 광복절 특사로 특별 사면됐다.
현대차그룹의 자금 흐름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로 알려진 이 부회장은 대전상고와 충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74년 현대자동차서비스에 입사한 뒤 현대정공을 비롯해 현대차에서만 줄 곳 재경업무를 맡아왔다. 정몽구 회장의 신임을 받아 2001년 이사에 선임된 이후 6년만인 2007년 2월 사장에 올랐다.
한편 CGCG는 그동안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던 주주총회 안건분석 결과를 올해부터 각 산업별 30대 주요기업에 대해 공개하고 있다. CGCG는 현재 김우찬 KDI 교수가 운영위원장을, 고려대 장하성 교수가 운영위원(수석 이코노미스트)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SK그룹 최태원 회장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의 SK㈜와 SK텔레콤 이사 선임에 대해 ‘형제경영’ 문제를 지적하며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밖에 포스코·KCC·CJ·기아차·신세계·KT 등의 이사 선임 건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펴고 있다.
반면 재계에서는 CGCG의 의견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불황으로 경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적임자를 중용하는 것은 기업의 당연한 활동이다”며 “전문가 집단의 객관적 의견이므로 존중하지만 위기 극복 의지까지 문제 삼는 것은 꼬투리잡기의 전형이다”고 말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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