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에 또 다시 거센 구조조정의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특히 이번 태풍의 강도는 지난번 있었던 1차 구조조정과는 강도가 다르다.
특히 B등급으로 판정됐던 신창건설이 불과 2개월여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앞서 있었던 구조조정과 대주단 등에 대한 회의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고, 이에 따라 앞으로 있을 구조조정의 강도는 더욱 세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주단(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B등급을 받은 신창건설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같은 B등급 건설사들을 공포에 떨고 하고 있다.
△B등급 건설사 좌불안석 = 금융당국도 신창건설 사태를 계기로 A, B등급 건설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다시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신창건설을 비롯해 B등급 건설사에 대해 고의로 부실자산을 감추거나 해당기업이 재무정보를 왜곡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차 구조조정 당시 70점대 초반의 성적으로 가까스로 구조조정 대상에서 벗어난 업체들 가운데 일부는 C등급으로 강등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1차 구조조정 당시 금융권의 눈감아 준 덕택에 구조조정에서 벗어난 건설사가 있다는 얘기가 나돈 적도 있어 이번 재심사가 보다 강화된 잣대를 들이댈 경우 C등급 판정 기업이 나오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대주단은 1차 심사 때 B등급을 받은 53개 건설사에 대해 2008회계연도 결산자료를 토대로 다시 신용위험을 평가하고 있다.
1차 평가 때 3분기까지 자료만 기초로 했기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문제는 건설경기 침체로 많은 중견 건설사들이 4분기 실적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1차 구조조정 때는 작년 3분기까지의 결산자료를 근거로 등급을 결정했지만 이번에는 작년 4분기까지 자료까지 모두 보기 때문에 의외로 등급이 조정될 기업이 많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2차구조정도 막바지 = 시공능력평가 순위 101위에서 300위권을 대상으로 2차 구조조정 작업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이르면 이달말경 그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도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2차 구조조정 역시 A~D등급으로 분류해 C등급은 워크아웃, D등급은 퇴출 등의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신창건설 사태를 계기로 2차 평가는 보다 강화된 평가 기준안이 적용되면서 예상보다 많은 수의 구조조정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정부는 자본금 부족 등 등록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건설업체 2000여 곳을 퇴출시킨다는 방침이어서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현재 종합건설업체는 약 1만2600개사. 2000여 기업이 퇴출되면 약 16%에 해당하는 기업이 사라지는 것이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얼마나 많은 수의 기업이 퇴출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수 없은 상황이지만 한바탕 구조조정의 회오리는 불가피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공공공사를 중심으로 했던 기업들은 규모의 문제이지 오히려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며 "주택을 전문으로 했던 건설사의 경우에는 위기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센 구조조정에 몰리고 있는 가운데 'B등급발 줄부도'라는 심상치 않은 얘기도 흘러나오면서 특히 B등급건설사들은 이래저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워크아웃이나 퇴출대상도 아니지만 금융권의 신규자금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자금난 위협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예로 B급 건설사들은 기업들의 핵심 돈줄인 회사채 발생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태다. 건설사들이 올해 발행한 회사채는 7700억원 정도. 하지만 채권발행을 한 기업은 신용등급 최소 'A'이상의 대형 건설사에 국한돼 있다. 그나마 발행 금리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100억원의 사채를 발행한 동부건설의 경우 발행금리가 9.9%였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부(채권단)에 의한 인위적인 구조조정 못지않게 자금난에 따른 줄도산 사태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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