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급여 통장의 금리를 인상하고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급격하게 늘고 있는 부동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100만원 이하 금액에 연 4%의 금리를 제공하는 'KB 스타트 통장'을 출시해 105만좌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고객당 평균 잔액이 5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5250억원 가량의 수신 증가 효과를 거둔 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0~30대 젊은층 고객의 요구불 통장 평균 잔액이 40만원 가량에 불과하다는 점에 착안해 잔액이 적을수록 높은 금리를 주는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고 상품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이밖에도 국민은행은 'KB 스타트 통장'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익월 전자금융(인터넷뱅킹, 폰뱅킹, 모바일뱅킹) 수수료 및 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 면제 등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탑스(Tops) 직장인플랜 저축예금 출시 후 15만좌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 상품은 월 50만원 이상을 예금하는 직장인들에 한해 인터넷 뱅킹, 자기앞 수표 발행 수수료 등을 면제해주고 있다.
은행들이 급여 통장 금리를 높이고 각종 부가서비스를 추가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부터다. 당시 직장인들이 고금리를 제공하는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옮겨가는 이른바 '머니무브' 현상으로 돈가뭄에 시달리던 은행들이 고육책으로 급여 통장에 대한 서비스 향상에 나선 것이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증가하면서 이를 유치하기 위해 급여 통장 고객 유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월급통장을 확보하면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면서 "법인의 경우 텔러들이 직접 회사를 찾아가 계약을 따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약관상 일정 수준 이상의 금리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수수료 면제 등 부가서비스를 추가해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급여 통장 고객을 늘리는 것은 일종의 마케팅 활동"이라며 "사회 초년생들 중에 거래 실적이 좋고 장래가 유망한 직종에 종사하는 고객들을 장기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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