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추진 중인 금융소외자 대책에 신용보증기금,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 및 비금융권을 중심으로 3500억 원, 혹은 그 이상이 투입될 전망이다.
제1금융권의 영세업자들에 대한 대출확대를 위한 자본확충펀드 20조 원 조성 등 정부의 노력이 소득을 보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최소 투자로 소액서민대출 활성화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해 가자는 이번 대책은 야당은 물론 여론 사이에서도 “모처럼 실질적인 서민대책이 나왔다”는 평이다.
◆금융소외대책 법안 ‘어떻게 바뀌나’
한나라당 ‘경제위기극복 상황실’ 금융팀이 저신용계층의 신용회복 지원 강화를 위한 금융소외자 대책발표는 ‘지역신용보증재단법’ 등 7가지 법안 개정을 기초로 했다.
‘지역신용보증재단법’의 경우 대출범위는 현행 소기업 및 소상공인까지다. 하지만 개정이 되면 적용대상은 개인으로까지 확대된다. 즉 7등급 이하 저신용자에게 지역밀착형 서민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으로부터 500만 원 이하의 소액신용 대출이 가능해진다.
또 서민대출의 재원확충을 위해 조세특례제한법도 개정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회연대은행 등 소액서민대출 기관에게 적용되는 지정기부금이 현행 과표의 15%(법인은 5%)에서 50% 한도의 특례기부금이나 100% 한도의 법정기부금으로 변경된다.
이밖에도 무등록 대부업체들의 과다한 이자부담을 없애기 위해 ‘이자제한법’이 현행 30%에서 10%로 대폭 낮춰진다.
무등록 대부업체들의 부당한 영업을 방지하고자 현행 5년 이하의 징역을 7년 이하 징역으로 강화하고 부당 수익금의 3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대부업법’도 개정될 예정이다.
◆총3500억원 집행, 이르면 6월 실시
이같은 금융소외대책은 재원조달과 향후 당정협의, 여론수렴에서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한나라당 ‘경제위기극복 상황실’ 금융팀장 김용태 의원은 10일 “리스크가 큰 은행보단 신용협동조합이나 신용보증금고 등이 상대적으로 부실도 적은 상태라 일자리 창출은 물론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재원조달과 관련, 실무를 담당하는 정무위 최수현 수석전문위원은 “4월 추경에서 집행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김 의원이 3천500억 원의 필요예산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약 이 정책에 효과를 볼 경우 예산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게 최 위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조만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관련기관들과 협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은 “당 정책위와 상황실(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 주도로 추진하되 4월 추경예산에 반영하는 과정을 거쳐 이르면 6월쯤 정책이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적은 예산으로 서민들을 위한 큰 효율을 볼 수 있는 계획성에 당 지도부도 긍정적인 반응”이라며 “협의와 여론수렴을 위해 오는 12일엔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를 만날 예정이며 다음 주 초부턴 박 대표 등 지도부가 직접 나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처럼 서민대책 나왔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방침에 야당과 관계자들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평소 ‘토목사업 중심이 아닌 일자리 창출과 서민 지원 예산’을 강조해 온 민주당은 모처럼 여당의 방침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500만 원이라는 소액 신용대출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민주당이 주장해온 서민 추경을 정부가 받아들인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서민금융과의 한 관계자도 “아직 협의를 해봐야겠지만 취지는 좋은 것 같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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