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회생..금융불안 진정국면 접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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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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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사실상 국유화된 씨티그룹이 10일 실적 호전을 재료로 뉴욕 증시의 주가 폭등을 견인하자 미국 금융시장에서 '부실은행발(發) 불안감'이 진정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5분기 연속으로 적자 행진을 기록했고 주가가 한때 1달러에서 못 미치는 '굴욕'을 경험하면서 '증시의 문제아'로 낙인찍혔던 씨티가 올들어 2개월간 이익을 냈다며 '모범생'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비크람 팬디트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에서 "올 들어 2개월간 이익을 냈고 2007년 3분기 이후 최고의 분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또 자산 상각을 제외한 1∼2월의 매출이 190억달러를 기록했고 예금잔고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최근의 주가는 씨티의 자본력과 수익 가능성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가하락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작년 말 현재 자기자본비율(Tier 1)이 11.9%를 유지했고 최근 발표한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으로 유형자기자본(TCE)이 810억달러로 늘어나게 된다면서 이로 인해 씨티가 미국 내 대형은행 중 가장 튼튼한 은행이 될 것이라고 팬디트는 강조했다.

   이런 내용이 언론을 타고 공개되자 씨티그룹의 주가가 38.1%나 폭등했고, 이는 그동안 금융불안에 짓눌렸던 투자심리를 회복시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5.80%나 급등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날 씨티그룹뿐 아니라 다른 금융주들도 동반 상승하자 그동안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던 금융불안이 바닥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퓨션IQ의 배리 리톨츠 주식리서치 담당 이사는 "이것이 약세장의 일시 반등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는 당분간 알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경제전망 등이 아직 암울한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기술적으로 영원히 하락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주들이 2000년 이후 이른바 '닷컴'거품의 붕괴 때 IT관련주들이 폭락했던 것보다 더욱 급격하게 하락했다면서 상황만 호전되면 그만큼 반등의 여력도 강할 것이라는 진단도 제기됐다.

   하지만, 씨티그룹의 2개월간 실적 호전도 추세 전환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이른데다 이로 인해 금융불안이 누그러들 것이라는 기대는 더욱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아직은 지배적이다.

   씨티그룹의 자본 확충은 정부의 지원에 힘입은 측면이 강하고 실제로 수익을 내는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 지 알 수 없는데다 수익을 내도 부실자산 상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상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더구나 재무부가 대형 은행들의 장기 생존가능성을 판가름할 '스트레스 테스트'가 진행 중인 상황이므로 결과 여하에 따라서는 씨티그룹이 또다시 증시와 금융권의 '폭탄'으로 변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 정부가 앞으로 씨티그룹의 상황이 악화될 경우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논의 중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이날 보도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저명한 은행담당 애널리스트인 메레디스 휘트니는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씨티의 자본 상황이 예전보다는 좋아졌지만 이를 '강하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그들을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씨티그룹이 향후 정부로부터 추가 자금을 받으려 한다면 핵심 자산을 매각해야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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