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신뢰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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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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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투기지구 해제는 비교적 쉽게 갈 수 있지만 분양가 상한제, 양도세 면세는 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가능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 추진할 계획이다.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에 대한 시장 기대는 이미 반영됐다. 추가 가격상승이나 그럴 가능성은 적은 상황이다"

#2.
"강남의 투기지역 해제와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한다는 정부의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두가지가 함께 시행돼야 효과가 있는데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관련법이 통과돼야한다. 4월중에 법이 통과되도록 노력하면 통과될 것으로 본다. 이법이 통과되면 강남투기지역 해제와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할 것이다"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의 발언 내용이다. 전자는 지난 1월 30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후자는 지난 6일 부산지역 언론사 간부들과의 간담회에서 나온 얘기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민간주택)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할 때 강남3구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도 같이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이 된다.

말 그대로 분양가 상한제는 법 개정 사안이지만 투기지역 해제는 정부가 의견만 모으면 국회 동의 없이 해결할 수 있다. 투기지역은 기획재정부장관이, 투기과열지구는 국토부 장관이 지정과 해제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미 강남3구는 해제요건을 갖춘 상태. 사실상 택일만 남은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달째 얘기와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투기지역을 해제하려다가 연초 강남3구 집값이 갑자기 급등하자 '멈칫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6일 정 장관의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2월말을 계기로 강남3구 집값이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강남3구 집값 상승이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 허용, 제2롯데월드 허가 등 각종 재료가 동반하면서 해당 지역의 아파트값을 끌어올렸던 것이다. 또 2월말을 기점으로 집값 상승세가 꺾이면서 오히려 급매물이 다시 나오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일시적인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정책이 왔다갔다 해서는 안되고,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다. 이는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뿐만 아니라 모든 정책이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만 놓고 보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결코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다.

"투기지역을 풀든 안 풀든 지금은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이 정부가 하는 것을 보면 도대체 믿을 수가 없다. 말만 앞섰지 시의적절하게 제대로 정책을 펴는 것을 못봤다. 지금은 투기지역 해제가 중요한게 아니라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강남 지역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한 사장의 말이다.

물론, 정 장관이나 국토해양부 역시 정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섣부른 발표나 언행이 시장의 외면을 부르고 있다는 생각은 해보았는지 궁금하다. 시장은 '가벼운 입' 보다 '신뢰'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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