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역할 포기하는 포털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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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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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포털사들이 정부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잇따라 유사언론사로서의 역할을 축소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언론중재법을 개정하는 등 포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네이버, 다음 , 네이트 등 주요 포털사들이 잇따라 뉴스 편집권에서 손을 떼고 기계식 편집으로 전환하거나 언론인 출신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단행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 10일 네티즌 추천에 의해 자동으로 ‘베스트 글’을 선정하는 ‘열린편집 알고리즘’의 특허를 출원했다. 여기에 검색엔진 기술 등을 결합한 ‘열린편집엔진’을 아고라 게시판과 블로거 뉴스 등에도 적용, 연내에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네이버와 네이트도 ‘신뢰도 향상’이라는 명목으로 뉴스 편집권을 언론사에게 넘긴 뉴스캐스트와 기계편집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주요 포털사들은 지금까지 미디어 전문가 출신 CEO를 내세워 성장을 지속해왔지만 잇따라 경영 관리 전문가로 수장 교체에 나섰다.

NHN은 이달 초 자사의 대표를 포털의 미디어 기능을 내세워 사업 전략을 펼쳤던 연합뉴스 기자 출신 최휘영 사장에서 법조인 출신 김상헌 경영관리본부장으로 교체했다.

또한 다음커뮤니케이션도 경향신문과 조선일보 기자 출신 석종훈 사장에서 재무전문가 최세훈 사장을 CEO로 선임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사실상 언론이나 다름없는 미디어 영향력을 발휘해 온 각 포털사가 미디어 관련 부문을 축소하고 있는 것은 자체적으로 여론 형성에 관여를 하지 않겠다는 의도로서 정부의 문책을 피하기 위해 사업 전략을 수정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포털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촛불, 미국산 쇠고기, 미네르바 등의 굵직한 사건들로 인해 포털업계가 정부의 입김에 의해 좌우됐다”며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디어로서의 역할에서 각 포털사들이 발을 빼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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