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1500원대 아래로 떨어지며 안정을 찾자 기관 투자자가 IT주에서 은행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한때 원ㆍ달러 환율이 1600원대에 바짝 다가서며 급등했을 때는 고환율 수혜주인 IT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했지만 환율이 떨어지면서 기관투자자가 사는 종목이 은행주로 바뀌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이달 들어 9일까지 LG전자(1287억원)를 비롯해 삼성전자(798억원), 삼성전기(495억원), LG디스플레이(307억원), 삼성테크윈(273억원)을 포함한 대형 IT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이달 2일 원ㆍ달러 환율이 11년만에 최고인 1570원까지 오른 뒤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환율 상승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IT주를 매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원ㆍ달러 환율이 1500원대 아래로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이자 그동안 매수했던 IT주를 줄이고 금융주를 늘리고 있다.
기관은 전날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외환은행, 우리금융, 기업은행을 매수한 반면 삼성전기와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를 매도했다.
이 영향으로 같은날 은행주가 급반등했으며 은행업종지수도 10.28% 뛰었다.
증권가는 이를 환율하락으로 은행권이 외화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을 줄이고 외채조달 여건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기저점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관이 펀더멘털보다 모멘텀 위주로 눈치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며 "기관이 IT업종에 대해 차익을 실현하고 그동안 부진했던 금융주를 매수함으로써 향후 시장에서 주도권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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