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고환율에 반사이익 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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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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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등 주요 국가 대비 20% 가량 가격 낮아
-외국인 관광객 발길 크게 늘어

최근 원화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국내 전자제품 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다.

국내 주요 전자제품 가격이 해외 시장에 비해 크게 저렴해지면서 일반 소비자들의 발길은 물론 외국인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일본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는 카메라와 캠코더 등은 엔고 현상으로 같은 제품이라 해도 일본보다 20~30% 가량 가격이 저렴하다.

이에 따라 국내 소비자는 물론 일본, 중국 등 관광객들의 원정 구매 역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남대문에 위치한 카메라 수입상가 주인은 “과거 병행수입 제품은 가격이 다소 저렴해 인기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환율 폭등으로 오히려 병행수입 제품이 정품 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알음알음 이곳을 찾고 있어 부진했던 매출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카메라 제품뿐 아니라 게임기, MP3, PMP 등 국내 전자제품 시장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명동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 가이드 A씨 역시 “최근 한국 전자제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곳에 대한 관광객들의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며 “회사에서도 전자상가를 관광 코스에 넣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대폰 업체 역시 환율 효과로 반사이익을 볼 전망이다.

다음달 위피가 폐지됨에 따라 외산 휴대폰들의 본격적인 한국 진출이 예고되면서 국내 휴대폰 제조
업체들 역시 시장 판도 변화에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환율이 크게 오름으로써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을 뿐 아니라 제품 기능도 보급형 기종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에 소개된 외산폰들은 이미 해외에서 선을 보인 구형 모델”이라며 “70~80만원 대 고가 제품 역시 카메라 화소가 같은 가격대 국내 제품보다 떨어지고, DMB 기능이 탑재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외산폰의 공습’이라 불리며 국내 업계에는 긴장을, 소비자들에게는 기대를 불러모았던 것과는 달리 외산 제품들은 환율로 인해 시장에 큰 영향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TV, 세탁기 등 가전 제품 역시 동일모델의 경우 미국 등 주요 국가에 비해 가격이 20% 상당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상가의 한 상인은 “혼수시즌을 맞아 고객 수가 비교적 증가한 부분도 있지만 외국인 고객의 비중도 크게 늘었다”며 “과거 한국 사람들이 미국과 일본 관광 시 ‘베스트바이’나 ‘아키하바라 상가’를 찾았듯 가격 경쟁력을 갖춘 용산상가 역시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 코스가 될 것”이라고 희망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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