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불황에도 투자 안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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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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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대기업들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투자를 집중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설비투자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경기회복기에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생각에서다.

   GS그룹, 포스코, 롯데그룹, 신세계 등이 공격적인 투자로 경기침체를 정면으로 돌파하기로 했고, LG그룹은 전체 투자규모를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특히 R&D투자를 대폭 늘리기로 했으며, 현대.기아차도 작년 집행된 투자액과 비슷한 규모의 투자계획을 마련했다.

   GS그룹은 올해 2조3천억 원을 투자해 약 36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매우 적극적인 경영계획을 마련했다.

   투자 규모는 작년에 집행한 투자액 2조1천억 원보다 약 10% 늘어난 것이며, 매출 목표액은 유가하락의 영향으로 지난해 48조원보다 약 26% 축소한 것이다.

   GS칼텍스의 제3중질유분해탈황시설 건설, 유전 개발 사업, GS EPS의 연료전지사업 등 에너지 부문에 1조7천억 원, GS리테일의 신규 매장 확장과 기존 점포 개선, GS홈쇼핑의 브랜드 경쟁력과 해외사업 강화 등 유통부문에 4천억 원, GS건설의 민자 사회간접자본(SOC) 출자와 중장기 성장기반 구축 등에 2천억 원을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

   허창수 GS회장은 "여건이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하고 현장에 강한 그룹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위기국면에서 찾아오는 절호의 기회를 과감히 포착해야 하며 자신 있게 필요한 투자는 제때 집행하라"고 지시하는 등 경제위기 정면돌파를 진두에서 지휘하고 있다.

   포스코는 연초 국내에만 6조 원, 해외를 포함하면 총 7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투자액은 예년의 4조 원보다 약 50% 늘어난 규모다.

   투자 대상은 연간 쇳물 생산 확대, 부족한 후판 공급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 고급강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 등으로, 비록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으나 투자규모를 축소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정준양 회장은 지난달 취임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서는 투자야말로 미래에 대한 보험이고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좀더 적극적인 원가절감을 통해서라도 투자는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올해 베트남과 인도 일관제철소 사업도 본격화하는 한편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구상이다.

   유통업계의 투자 계획은 한층 공격적이다.

   우선 롯데그룹이 올해 투자규모를 지난해 4조 원에서 7.5% 가량 늘린 4조3천억 원 정도로 잡고 있다. 세부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롯데쇼핑에 1조8천억 원을, 호남석유화학과 롯데제과.호텔 등 나머지 계열사에 2조5천억 원을 사용할 방침이다.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의 저층부 공사를 올해 초부터 시작했으며, 백화점 부문에서는 부산 롯데타운의 한 축인 부산 광복점을 연다. 또 2-3년내 열 계획인 청량리 신역사점과 송도점, 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 출점 준비를 진행한다.

   마트 부문에서 해외 4개점 신규 오픈에 투자하고 슈퍼 부문은 국내 30개점을 출점하는 한편, 롯데시네마와 KKD(크리스피크림도넛) 사업도 확장한다. 호남석유화학은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신세계는 올해 백화점과 이마트 등 핵심 사업에 지난해와 같은 규모인 총 1조 원을 투자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신세계는 2012년까지 의정부역사 백화점과 매년 10개 이상의 이마트 점포를 새로 열어 고용창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하고 올해에는 백화점 부문에서 3월 오픈한 부산 센텀시티점 외에 8월 재오픈하는 영등포점 등을 역점사업으로 진행한다.

   이마트 부문에서는 목동점, 영등포점 10개 신규 점포와 중국 화동지역 8개 점포, 텐진과 베이징 등 화북 지역 3개 점포 등 중국내 11개 신규 점포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LG그룹은 총투자 규모를 작년과 같은 수준인 11조3천억원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매출 목표를 지난해 115조 원보다 1조 원 늘어난 116조 원으로 잡았다.

   설비투자 규모는 7조8천억 원으로 작년 대비 8% 감소했지만, 연구개발(R&D) 투자의 경우 3조5천억 원으로 25% 늘렸다. 불황기일수록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시장의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구본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LG그룹 투자계획을 부문별로 보면 전자부문 7조4천억 원, 화학부문 1조7천억 원, 통신.서비스부문 2조2천억 원 등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작년에 집행된 투자액과 엇비슷한 수준인 약 9조 원 가량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중 3조 원은 연구개발에, 6조 원 정도는 설비에 투자될 예정이다.

   특히 상당수 투자액은 친환경 차량의 성공적인 개발에 투입된다. 올해 하반기에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하는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핵심 부품인 하이브리드 변속기, 모터, 인버터, 리튬 배터리 등을 1차 협력업체들과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부문에 2011년까지는 총 5조8천4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조선과 중공업계의 투자는 작년 수준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시설보강에 1조4천300억 원, 연구개발에 2천367억 원을 각각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액은 시설분야가 작년보다 25% 줄었지만, 연구분야는 37% 늘어난 수치이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규모와 비슷한 8천억 원가량을 신제품ㆍ신공법 개발과 선박 건조설비 보강에 투입하며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플로팅 도크 도입과 안벽 증설 등 설비 분야와 연구개발 분야에 올해 총 5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상태이다.

   두산중공업은 원천기술 확보와 생산설비 확충 등에 지난해와 비슷한 1조5천억 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경제전망이 극히 불확실하다는 점을 감안해 1∼2개월 단위의 시나리오 경영을 하면서 올해의 연간 투자계획 발표를 늦추고 있는 그룹들도 적지 않다.

   삼성은 아직 계열사의 연간 투자계획을 그룹 차원에서 취합하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르면 4월 중순께 있을 1분기 기업설명회에서 경영계획의 윤곽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연구개발 투자는 되도록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나, 전체 규모는 지난해 계획했던 27조8천억 원보다는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관계자는 "가장 비중이 큰 삼성전자 반도체와 LCD 부문의 투자계획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어느 정도 구체적인 시장예측이 전제돼야 계획 수립과 발표가 가능한데 현재로서는 좀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SK그룹도 시나리오 플래닝 경영방침에 따라 3개월 단위로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경영계획을 짜서 집행하고 있고, 금호와 한화그룹 역시 올해 투자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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