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동결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로 반년 만이다.
12일 한은은 정기 금통위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변동없이 현행 2.00%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지난해 10월 9일 정례회의에서 당시 연 5.25%였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것을 시작으로 6개월간 지속되던 금리 인하세를 멈춘 것이다.
이번 금리 동결은 향후 경기침체가 장기화 될 것을 우려, 추가 인하 여지를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국내 GDP성장률은 -3.4%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도 각각 -4.4%포인트, -14.4%포인트 감소했다.
IMF(국제통화기금) 및 국내 연구기관들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5.0%~-0.6%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파산 가능성과 같은 악재들이 아직 해결되지 않는 등 세계 경제 침체 장기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또 한은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에 돈이 돌지 않는 유동성 함정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서 판단하는 '유동성 함정' 금리 수준은 1.50% 안팎으로 앞으로 0.5%포인트 밖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있다.
시중통화(M2)증가율은 8개월째 둔화되는 양상을 띄고 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0.6%포인트 오르며 7개월 만에 상승 반전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호상 외환은행 연구원은 "물가 상승률도 오름세로 돌아섰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기 때문에 현재의 금리를 동결한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은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을 통해 경제위기에 대처하고 있는 상황이라 우리나라도 금리 인하 이외에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또 "금리를 지나치게 내리면 외국인 국채선물 수요가 없을 가능성이 높은 것도 금리를 동결한 주요 이유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600원선까지 접근하자 금리 인하가 환율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음달에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에는 그동안 내린 금리인하 효과 등을 살펴보면서 한번 쉬어가자는 뜻에서 동결된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기침체와 국내경기 하강속도 등을 감안하면 다음달에는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으나 그 폭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한중 하나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달 기준금리 인하로 단기금리가 상승하는 등 시장 충격이 어느 정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충격을 보고 한은이 다음달 금리 인하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