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상득(前 국회부의장) 의원은 요즘 당내 친이-친박 갈등봉합을 위한 친목도모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올 들어 ‘당 화합’이라는 목표 하에 거의 매일이라고 좋을 정도로 친박계 의원들과의 교류를 넓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고질적 내부갈등 해소의 물꼬가 터지고 있다’는 평과 ‘대통령 형님으로서 독주로 비칠 수 있는 행보는 자제해야 한다’는 평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 의원은 친이, 친박을 가리지 않고 당내 의원들을 두루 만나 당 화합을 적극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직 대통령의 친형임을 감안, 공개적인 정치적 행보를 자제해 온 것에 비하면 상당한 변모인 셈이다.
지난 11일에는 친박계인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과 유정복 의원, 그리고 중립성향의 이종구 의원과 “식사나 함께 하자”며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가졌다.
최 위원장은 당내 경제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수석 정조위원장이고, 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이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4월 임시국회에서 다뤄질 추가경정예산안과 쟁점법안 처리에 대한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정치적 대화는 없었고 환담만 오갔다”고 전했으나 당 내에선 만남 자체에 큰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또 지난달 21일에도 부산에서 대표적 친박계 핵심 의원들인 김무성, 허태열, 유기준 의원을 비롯, 10여명의 의원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는 당협위원장 문제에 대해 “순리대로 풀어나가겠다”고 밝혀 향후 내부갈등의 소지를 완화했다.
이 의원의 ‘광폭행보’는 비단 친박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달 28일에는 친이계의 이윤성 국회부의장, 정두언, 이춘식, 권영진, 김성태, 신상진 의원 등 친이계 핵심의원들과 4.29 재보선 이후 당내갈등 봉합에 대한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이러한 ‘광폭행보’에 대한 당 내 평가는 대부분 ‘당 실세로서 당 화합에 솔선수범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 이 의원 측은 “무기력하다는 평을 듣는 172석 거대여당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 중진의원은 “야당과 입법전쟁 과정 중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지도부를 측면 지원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며 “때마침 박근혜 전 대표가 이번 달 초 쟁점법안 합의에 있어 지도부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도 재보선을 앞두고 당 화합에 상당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평했다.
반면 이 의원의 독주를 우려하는 우려도 있다.
친이계 한 의원은 “2년차에 접어든 이명박 정부의 가시적 성과를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며 “대통령의 형 입장으로 정치적인 모임을 자주 갖는다면 지도부가 무력화 될 수 있다는 단점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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