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잘나가는 제품이 있다. 20년 이상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장수식품’ 들은 불경기에도 꾸준하게 매출이 늘어 업계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 ‘꼬깔콘’ 크라운 ‘산도’ 오리온 ‘초코파이 정(情)’ 등 대표적인 장수 제품들이 최근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적게는 10%, 많게는 40%가까이 매출이 늘었다.
이들 장수 브랜드들이 불황을 타지 않는 이유는 소비자들은 불황일수록 신제품이나 프리미엄 제품 등 새로운 제품 보다 익숙한 제품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 그래서 기업들은 불황일수록 장수제품 위주의 마케팅 전략으로 불황을 극복하고 있다.
대표적 장수 과자인 오리온 ‘초코파이’는 지난해 710억 원어치가 팔려 전년대비 매출이 약 20%나 상승했다. 1982년 출시된 오리온 다이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2% 늘었다.
지난해 30돌을 맞은 롯데제과의 ‘빠다코코넛’도 지난해 말까지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또 1983년에 선보인 ‘꼬깔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했다.
크라운 산도는 최근 수개월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무려 40% 가까이 늘어났다. 74년 출시된 해태제과 ‘에이스’도 지난해 하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30% 정도 뛰었다.
오리온 관계자는 “경기가 불황일수록 소비자들은 새로운 것을 사먹으려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맛에 대한 신뢰가 강한 기존의 제품들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며 “특히 소비층이 다양한 초코파이 같은 경우 마트에 전략적으로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35주년을 맞은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지난해 전년 대비 약 10% 정도 판매가 늘어 1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뚜기 카레 역시 39년이란 긴 역사를 가진 대표적인 장수상품. 외식을 줄인 가정에서 번거로운 조리과정을 줄이고 언제 어디서나 즉석에서 먹을 수 있다는 이점으로 전년대비 2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불황일수록 장수 브랜드들이 잘 팔리는 이유는 고객들의 높은 제품 충성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관계자는 “출시된 지 수십 년에 이르는 장수상품들은 높은 지명도 때문에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해 호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들이 불황에도 큰 변동 없이 일정한 구매를 하게 된다”며 “또 장수제품들은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이 크게 들지 않아 가격경쟁력도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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