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은 이 총재의 기자회견 모두발언 전문.
『오늘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를 현재 2.0%로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의 배경이 된 전반적인 경제상황을 간단히 말씀드리겠다. 국내 경기는 침체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소비.투자 내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고 수출이 작년 11월 이후 계속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2월에도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생산에서도 제조업, 서비스 모두 부진하고 취업자수도 지난 1월이 전년 대비 10만명이나 줄어든 모습이다.
물가상황을 보면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4.1%로 나타났다. 작년 7월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점점 낮아졌는데 지난달에는 조금더 높아졌다. 기본적으로는 경기가 부진하기 때문에 수요쪽 물가압력이 약하고 국제 원자재가격이 근래 안정돼 있어서 물가의 큰 흐름은 상승률이 낮아지는 쪽이다. 하지만 최근의 환율 상승 영향이 반영된 요인으로 지난달에는 조금 상승률이 높았다.
금융시장 쪽에서는 국제금융시장의 새로운 소식이 나타날 때마다 환율, 주가 등 가격변수가 불안정한 모습을 아직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업어음, 회사채 등 시장금리는 그동안 상당히 하락했고 은행 예금.대출 금리도 상당히 하락했다. 지난달의 특징으로는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상당히 활발했다. 지금 정부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원활히 하기 위해 신용보증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힘입어 은행의 대출 태도가 조금 완화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지난 2월에는 가계 또는 중기 대출이 다소 증가했다.
앞으로 우리 경제를 보면, 고용사정이 좋지 않고 투자심리도 위축돼 있기 때문에 내수가 당분간 좋지 않을 것으로 본다. 수출도 상당한 폭의 감소율이 계속될 것으로 봐서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위험이 상당히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는 최근 환율이 다시 높아졌고, 이런 것들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수요가 부진하고 국제 원자재 가격과 임금도 안정돼 있기 때문에 물가 오름세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상수지 쪽에서는 수출이 부진하지만 수입도 크게 감소하고 있고 서비스수지 적자도 많이 줄고 있어 지난 2월, 이번 3월에는 상당 규모의 흑자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고 금년 전체로도 흑자가 기록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여러가지 경제상황에 비춰볼 때 앞으로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는 경기가 너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면서 금융시장이 어느정도 작동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해나가겠다. 작년 10월 이후에 짧은 시간에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낮춰왔다. 일단 금융시장에서는 어느정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달에는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 그동안 취한 금융완화가 어떻게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점검하면서 정책을 운용하겠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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