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10년 정성···글로벌 시장 '고속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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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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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필립스와의 10년 동거를 끝내고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필립스가 최근 LG디스플레이 보유주식 4720만주를 전량 매각하면서 LG디스플레이는 공동경영체제에서 단독경영체제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주식의 대량 대기매물을 뜻하는 오버행(Overhang) 이슈가 해소되면서 LG디스플레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필립스의 잔여 지분 매각은 LCD 업황이 호전되고 있고, 가격도 안정되고 있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LG디스플레이가 단독경영을 통해 주가와 기업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D-필립스 결별 배경

필립스는 지난 99년 LG전자와 합작해 LG필립스LCD를 설립해 공동경영을 해왔다.

이후 2004년부터 필립스는 보유지분 매각에 나서 2007년 지분율을 32.9%에서 19.9%로 줄였고, 지난해에도 추가 매각해 지분율이 13.2%로 축소됐다.

이는 필립스가 2004년부터 LCD 사업보다는 조명, 의료기기, 헬스케어 등에 집중하기 위해 지분 매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필립스의 지분 매각으로 지난해에는 사명이 LG필립스LCD에서 '필립스'가 빠지고 'LG디스플레이'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필립스는 공동경영에서 주요 주주로 남게 됐으며, LG디스플레이 잔여 지분을 주가 회복 후 매각할 예정이었으나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돼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조기 매각을 결정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그동안 필립스가 보유지분을 점진적으로 매각해 주주에서 고객으로 남아 관계를 유지하게 됐다"며 "필립스의 잔여 지분 매각은 이미 예고됐었던 것이기 때문에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D 단독경영 '앞날은?'

LG디스플레이와 필립스의 결별은 LG디스플레이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오버행 이슈가 소멸됨에 따라 투자심리가 개선돼 향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필립스가 단순 결별이 아닌 주요 고객으로 남게 되면서 LG디스플레이는 '1석2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현재 필립스 관계자 1명이 사내이사로 남아 있지만 필립스가 잔여 지분을 모두 매각했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는 단독경영체제로 완전히 전환돼 독자적인 경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홀로서기'에 대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에서는 LG디스플레이-필립스 제휴 청산에 따라 오버행 이슈 소멸이 LG디스플레이에 대형 호재로 작용해 향후 적정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주가 호재와 함께 LCD 업황이 지난해 말부터 호전되고 있고, 패널 가격도 안정되고 있어 2분기 이후 실적 개선이 예상돼 기업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영수 사장은 "필립스와 고객관계를 유지하면서 오버행 이슈를 털어냈기 때문에 매우 긍정적"이라며 "현 위기 상황을 기회로 삼아 올해를 본격 도약하는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본무 회장의 '공든탑'

필립스와의 결별로 단독경영체제로 전환된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 LG화학과 함께 LG그룹의 주력 3총사로 통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0년 동안 글로벌 LCD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여기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뒷받침이 됐다.

구 회장은 그동안 LCD 사업을 육성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을 주문하는 등 디스플레이 사업을 직접 챙겨왔다.

특히 구 회장은 지난 2007년 동생인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맡아오던 LG디스플레이의 대표이사를 권영수 사장으로 전격 교체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구 회장은 당시 '성과주의 인사'를 통해 오너일가라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과감하고 냉정한 결단을 통해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오너경영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전환됐고, 재무통으로 알려진 권 사장은 한때 8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LG디스플레이를 취임 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시켰다.

구 회장의 탁월한 인재 경영이 빛을 본 것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필립스와의 결별로 단독경영체제로 전환되면서 구 회장이 각별히 아껴온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디스플레이 리더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무 회장(왼쪽 두번째)이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을 방문해 LCD 패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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