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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이사회 "의금부 근처라 찝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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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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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금융전략과 경제적 손익계산이 필수인 금융권에 과학적인 정책 결정이 아닌 풍수지리에 기초해 중대 전략을 결정하는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뒷말이 무성하다

외환위기로 은행 여러 곳이 사업을 접은 것과 관련 은행 본점이 흉터에 자리잡았기 때문이라는 그럴 듯한 해석이 금융권에 떠돌고 있는 가운데 본점 이전을 물색 중인 국민은행이 역시 풍수지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국민은행은 현재 동여의도, 서여의도, 명동 등 세군데로 나뉘어 세집살림을 하고 있어 강정원 행장을 비롯한 국민은행 수뇌부들에게 신사옥 마련은 금융위기 극복과는 별개로 또다른 현안이다.

   
 
국민은행 동여의도 사옥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종로 공평동 인근에 신사옥을 지어 입주하는 문제를 추진했으나 이사회에서 백지화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유는 옛 의금부 자리와 가깝다는 것. 조선 시대 경찰업무 외에 형옥(刑獄)을 다스리는 일을 맡은 의금부에서 숱한 생명이 사라졌다는 점이 이사회의 심기를 거슬리게 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구 인근에서 6만평 규모의 재개발 계획이 진행됐으며 이 사업에 국민은행이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옥 문제도 거론됐다. 

당시 추진됐던 재개발 계획은 토지 매입가격만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거대 프로젝트였지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현재 전면 보류된 상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일반 서민들은 물론 한국을 이끄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유독 풍수지리를 따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치밀한 계산과 전략이 우선시되는 금융권에서 사옥을 결정하는데 있어 사업성을 최우선시하지 않고 풍수지리에 연연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말했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 회장은 "금융권에 풍수지리가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크다"면서 "풍수지리에 따라 사옥을 결정하더라도 땅의 기운은 사람처럼 변하기도 해 과거 어떤 기관이 자리했다는 것에 집착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과거 주택은행과 합병할 당시 신축사옥으로 상업·한일은행 본점 건물을 매입하려고 했다가 소송과 풍수지리 문제로 접은 적이 있으며 여의도에 건설 중인 '서울국제금융센터(SIFC)' 자리에 신사옥 건축을 추진했으나 이 역시 서울시와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면서 무산된 바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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