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를 경감해주는 '2.12대책'이 나온 지 1개월이 흘렀지만 시장은 좀처럼 움직일 조짐이 없다. 한마디로 백약이 무효다.
미분양 물량이 갑자기 늘어난 경기도의 경우 양도세 경감조치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됐으나 지난 2월말 현재 2만1098가구로 지난 1월말(1609가구)보다 불과 500여가구가 줄었을 뿐이다. 정부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미분양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해당 건설사들의 마케팅 전략도 갈수록 파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미분양 해소는 건설사들의 마음과는 달리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경기도 김포에서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는 W사. 총 560가구 중 미분양분 170여 가구에 대해 분양가의 5%를 할인해 주고 있다. 또 계약금 정액제를 적용해 3000만~5000만원만 받고 있으며 중도금 전액(분양대금의 60%)을 무이자로 대출해준다. 게다가 발코니도 무료로 확장해준다.
대구 율하에서 분양하고 있는 K사. 이 회사는 입주시 아파트 대금의 20%를 내지 않고 3년 후 일괄납부토록 하고 있다. 반대로 입주시 100%를 모두 낼 경우 연 7%의 선납할인율을 적용, 630만원 가량을 돌려주고 있다. 게다가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하는 사람에게는 1000만원에 가까운 승용차를 경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웃돈(프리미엄)을 시공사에서 분양해주는 파격적인 전략까지 나왔다.
신동아건설은 현재 분양 중인 경기 고양 덕이지구 '하이파크시티 신동아파밀리에'에 대해 '프리미엄 보장제'를 비롯, 계약금 5% 정액제, 중도금 전액 무이자와 시스템 에어컨 무상 설치 등의 조건을 내세웠다.
프리미엄 보장제는 입주 예정시기인 오는 2010년 12월까지 아파트값이 분양가 대비 3000만원 이상 오르지 않을 경우 회사가 보장해 주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입주 시 아파트 시세가 분양가 대비 1000만원만 올랐다면 회사가 2000만원을 직접 보전해 주고 시세가 떨어지거나 전혀 오르지 않았을 경우 최대 3000만원까지 지급하는 방식이다. 신동아건설은 우선 선착순 300가구에 대해 이를 적용키로 했다. 총 3316가구로 지어지는 이 단지의 3.3㎡당 분양가는 1470만~1500만원 선이다.
이 같은 프리미엄 보장제는 지난 2004년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 '풍림아이원'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풍림산업은 당시 1500만~2500만원의 웃돈을 내걸었다. 지난 2003년 10ㆍ29대책 이후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자 업체들이 자구책으로 내놓은 방안인 프리미엄 보장제는 이후 수도권 부동산 경기가 활황을 타면서 자취를 감췄다가 최근 시장 침체로 재등장한 것이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이번 프리미엄 보장제는 단지와 입지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시행하기 어려운 조건"이라며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공급면적 153㎡ 이상 중대형 주택형의 신규 계약자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춘우 신한은행 부동산전략팀장은 "건설업체는 원가대비 마진률을 줄이더라도 분양가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정부는 주택대출금리가 낮은 지금 대출의 폭도 늘려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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