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가운데 일부가 부실자산을 수천억원대로 격증시키면서 증권가도 자산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손실액이 전체적으로 집계되진 않았지만 외국계 투자은행(IB)으로부터 일부 증권사에 대한 손실추정치가 나오면서 증권가에서 위험자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국제금융센터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BNP파리바는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위험자산 투자액을 5701억원으로 추산했으며 잠재부실자산을 막기 위해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BNP파리바는 올 재무제표에 리먼브러더스 관련 신용연계채권 부실로 영업손실을 반영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증권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대해선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부동산 관련 투자액을 4450억원으로 추정하면서 올해 약 180억원에 이르는 충당금이 필요할 것으로 BNP파리바는 예상했다.
BNP파리바는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로 유지했지만 적정주가는 채권수익 제한과 시장상황 악화를 반영해 8만원에서 6만2000원으로 낮췄다.
메릴린치는 우리투자증권에 대해 작년 3분기 말(12월 말) 기준으로 부실자산이 1225억원에 달하고 무수익여신 비율도 전분기 6%에서 5.4%포인트 오른 11.4%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부실로 자산건전성을 악화시켰고 브로커리지에 대한 의존도도 여전히 높다며 메릴린치는 이 증권사에 대한 투자의견과 적정가를 각각 시장수익률 하회와 1만원으로 제시했다.
건설업계에서 추가적인 부실이 드러날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증권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줄 수 있다.
교보증권은 '2009년 증권산업 전망'에서 작년 국내 증권업계 PF 규모를 2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은행이나 저축은행에 비해선 적은 액수이지만 건설업계에서 부실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위험해소를 확인할 때까지는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교보증권은 조언했다.
PF 규모를 증권사별로 보면 작년 6월 말 기준 동양종금증권(9893억원)이 가장 많았고 이어 우리투자증권(3203억원)과 굿모닝신한증권(3177억원) 대우증권(2661억원) 삼성증권(2000억원) 현대증권(431억원) 미래에셋증권(179억원) 순이었다.
자기자본 대비 PF 비중도 동양종금증권이 97.1%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굿모닝신한증권(18.8%)과 우리투자증권(13.8%) 대우증권(11.2%) 삼성증권(8.9%) 순으로 나타났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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