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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백의 과천인사이드]尹장관의 해외 설명회가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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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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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투자해서 손해 본 사람이 있느냐, 우리 한국이 부도낸 적 있느냐"

G20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런던을 방문한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이 영국 투자자들을 상대로 가진 설명회에서 밝힌 내용이다. 유럽 언론이 한국경제의 위기설을 연일 설파한데 따른 윤 장관의 선제적 반론인 셈이다.

윤 장관은 "일부 외국투자자들과 언론이 한국을 불안하게 보는 것은 한국 경제에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사실대로 보고 주저 없이 투자해 달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의 이 같은 '한국경제 바로 알리기'가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외국 언론의 부정확한 보도로 빚어지는 혼란과 오해를 바로 잡기 위한 경제수장으로서 노력은 그 자체로 충분히 값져 보인다.

그는 한국정부가 위기에 대해 철저히 대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추경예산 조기 편성, 신용보증 확대, 일자리 창출 및 나누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확대 등을 통해 위기에 대한 맞춤형 대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정부가 내놓은 민생안정 긴급 지원책은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만큼 평가도 좋다. 사회안전망 확충에 의한 복지 사각 지대 해소와 소비 진작에 의한 경기 부양을 동시에 겨냥한 정책이라는 호평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위기에 맞서 금융체제 개편 과정에서 국제적 룰을 만드는데 실질적 역할을 담당할 금융안정포럼(FSF)에 한국이 가입하게 된 것도 윤 장관의 자신감을 불러온 배경이다.

나아가 금융부실화를 우려해 선제적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키로 한 것도 윤 장관이 금융메카인 런던에서 당당히 한국경제의 건실성과 위기대응 능력을 강조한 이유다.

정부가 금융안정기금을 조성해 모든 금융회사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것은 경기침체가 장기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다.

당장의 금융부실은 없겠지만,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부실처리용도로만 공적자금을 투입한다면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들어갈 공산이 크다. 때문에 금융권 부실이 한꺼번에 갑자기 늘어날 경우를 대비해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선제적인 공적자금 투입 경로를 열어두는 것은 필수다.

이런 맥락에서 윤 장관은 과감하게 한국경제에 전방위 우려를 표하고 있는 유럽 언론의 중심 런던에서 당당하게 한국경제의 안전성과 위기극복 능력을 설파했다.

사실 외신들의 한국 때리기는 금융위기 초반인 지난 2008년 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위기 진원지인 미국의 달러화가 전 세계 통화 대비 약세로 돌아선 가운데 유독 원화만이 원화 약세 기조 표명 등으로 동반 폭락을 지속, 이른바 '투자 심리'에 금이 갔다. 외신들이 한국 경제에 대해 삐딱한 시선을 보내기 시작한 것도 그때쯤이다.

비록 금융위기가 아시아 등으로 번진 지난해 중반 이후부터 한국이 아시아 각국에 비해 가장 위기에 강한 구조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들의 시각은 '10년 전 위기의 주인공'이라는 데서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우리 정부가 아직 내수부양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아 각종 경제지표에서 한국의 강점을 두드러지게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따라서 정부와 민간 모두 적극적인 대외 홍보를 통해 외신의 비관론이 우리 경제위기로 전염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역사적으로 잘못된 소문이 공황이나 파국을 부른 경우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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