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등 여야 갈등 고조…경제 살리기 속도전 ‘빨간불’
北, 개성공단 봉쇄·내달 미사일 발사…한반도리스크 급상승
집권 2년차를 맞아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제정부체제를 본격가동하고 있지만 좀처럼 가시적 성과를 창출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2월 임시국회에서 정부가 주도한 ‘은행법개정안’을 비롯해 일부 경제 및 민생 관련 법안 처리에 실패했고, 남북경색이 최고조에 이르러 한반도 리스크가 급상승하는 등 국내외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우선 여야가 각종 사안마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정치권은 이 대통령에게 최대 부담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추가경정예산 등 최대 경제현안이 몰려있는 4월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격렬한 대치를 이어간다면 정부의 경제살리기 속도전은 상당부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에서 잇따라 터져 나오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시사 발언은 이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5일 “론 커크 무역대표부 대표 지명자 등의 FTA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솔직히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재협상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주고받기’식 협상 전략 마련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경안 처리 여부 및 규모를 놓고도 여야간 분명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어 국회 처리까지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보이는 것도 문제다. 여권은 30조 정도의 규모를 추진할 방침인 반면, 야권은 20∼25조 제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4월 재보선과 맞물려 추경이 정쟁거리로 전락한다면 그 처리과정은 더욱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이 대통령은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서 벗어나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남북경색도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북한이 키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문제 삼으며 잇따라 개성공단 육로 통행을 전면 차단하는 등 공단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어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먼저 방북을 막을 경우 공단내 90여개 입주기업들의 도산 가능성과 남북관계의 급격한 긴장 가능성이 부담이지만, 국민의 신변안전 보장을 최우선시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최악의 상황까지도 고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북한은 이르면 내달 4일 경 미사일로 추정되는 ‘광명성2호’ 발사를 예고한 상태라 한반도 정세는 더욱 요동칠 전망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남북관계는 한반도 리스크가 상승시켜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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