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예멘에서 우리 관광객 4명이 사망한 사건이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으로 예멘의 우리 교민들과 주재원들도 위험하게 됐다.
예멘은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가문의 고향이다. 몇 년 전부터는 이슬람 무장대원들의 은신처로 이용되어 왔다. 작년 5월말에는 예멘의 한 정유시설이 알카에다 분파에 의해 로켓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중동의 한국인 중 상당수는 우리나라 건설인력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총 54명의 건설 주재원이 예멘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예멘에 진출한 우리나라 건설사는 대우건설, SK건설, 삼환기업 등이 있다. 특히 해외건설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대우와 SK건설은 각각 수천만 달러짜리 LNG 탱크 공사를 수주해 공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SK건설의 경우 공사가 대부분 끝났으나 아직 두명 정도가 현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나 관련 협회, 해당 건설사들이 이번 사태를 보는 관점은 안일하기 짝이 없다. 대부분 현지 공사지역과 이번 사고 발생지점이 멀리 떨어져 있다거나 공사 현장은 정부 보호로 안전하다는 식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우리 공사 현장은 사건 발생 장소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다”며 “아직까지 현지 직원의 안전에 대해 얘기할 때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SK건설 관계자도 회사 차원에서 예멘 주재 직원들에 대해 특별히 준비 중인 안전관리 대책이 없음을 밝혔다.
한국 건설업체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는 분야가 대형 정유시설인 만큼 테러 공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테러 위험이 있는 국가에 파견나가는 직원을 대상으로 국정원, 외교통상부 등과 협동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비상상황에 대한 안전 메뉴얼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 말만 듣고 있기에는 불안하다. 외국인 대상 범죄와 테러가 일상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해당 기관, 건설사 등은 자국민과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좀 더 확실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