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지표가 바닥을 쳤다는 신호를 내고 있어 코스피가 경기선인 120일선을 상향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는 경기반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이동평균선인 120일선을 넘어설 경우 중장기적인 상승장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코스피는 단기적인 급등에 따른 조정으로 0.57포인트(0.05%) 내린 1125.46으로 마감했으나 장중 1142.58까지 오르며 120일 이동평균선인 1152선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코스피는 작년 6월 120일선 아래로 밀린 뒤 아직 한 번도 120일선을 넘지 못했다.
◆경기지표 바닥신호 주목=증권가에선 바닥 조짐을 보이는 국내외 경기지표에 힘입어 코스피가 120일선을 상향 돌파할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와 소매판매 증가율은 2개월 연속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고 국내 수출증가율과 산업생산도 예상치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회복 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인 경기선행지수도 1월 들어 -4.49%로 역대 최저인 1998년 3월 -6.3%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주식시장은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보다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지배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코스피도 120일선을 상향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하강과 기업실적 하향조정 속도가 둔화되면 모멘텀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며 "이럴 경우 경기민감업종이 시장대비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수 상단도 1250선 이상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월 위기설이 해체되고 있고 미국 증시도 일시적인 조정을 겪더라도 급락기조에선 벗어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코스피 역시 일시적인 조정 이후 박스권 상단을 1250선 이상으로 높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기회복 시기상조론도=일각에선 코스피가 120일선을 돌파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과 국내 경제지표에서 핵심인 고용지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중국이 2월 들어 수출이 급감한 것을 비롯해 부정적인 지표도 만만치 않다. 이는 한국산 중간재와 원자재에 대한 수입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경기지표가 일시적으로 호전될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개선 추세를 나타낼 지는 의문스럽다"며 "지수도 120일선을 단기적으로 뚫더라도 다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수출 회복이 늦어지는 점도 지수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환위기 당시에는 수출 호조로 경기 급반등이 가능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전세계 경기둔화로 수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9~13일 한 주만에 7% 가까이 급등한 점도 부담스럽다.
이우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주 국내 증시는 추가적인 상승에 고무되기보다 기간조정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을 무시해 버리기 어렵다는 점이 주 초반 기간조정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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