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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방통위원장이 16일 전체회의 안건으로 상정된 KT-KTF 합병 인가에 대한 논의에 앞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국내 통신시장에 매출 20조에 이르는 거대 통신기업의 탄생이 사실상 확정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당초 16일 전체회의에서 KT-KTF 합병 인가 여부를 결정키로 했으나 오는 18일 전체회의로 연기했다.
하지만 방통위는 KT-KTF 합병 인가를 사실상 확정하고 인가 조건을 두고 막판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KT-KTF 합병 인가 조건으로 필수설비 제도 개선과 유선전화 번호이동 절차 간소화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방통위가 합병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비쳐온 만큼 KT에 크게 불리한 조건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KT는 합병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KT는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KT와 KTF 양사 합병에 대한 승인, 의결하고 주주들은 내달 16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러한 절차를 모두 마치면 KT는 5월 중순 신규 법인을 출범해 합병작업을 마무리하게 된다.
KT의 지난해 매출은 11조7800억원, KTF가 8조3400억원으로 KT-KTF 통합법인 매출은 20조원을 넘어선다. 상호 접속료 등 양사 내부 거래액 1조400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KT-KTF의 통합법인의 매출은 18조원대에 이른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11조 6700억원과 2조원대로 이들이 합병한다해도 매출 13조원 규모가 돼 KT 합병법인을 따라잡기는 힘들다.
특히 KT와 KTF 합병은 KT그룹 조직 통합이 아닌 유선통신 1위와 무선통신 2위 사업자간 통합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KT는 현재 유선전화 시장에서 1월 말 기준 90% 점유율을 차지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은 각각 9%와 1%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동통신에서는 SK텔레콤이 1월말 기준 50.5%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2위 KTF가 30%대의 점유율로 SK텔레콤을 바짝 쫓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KT가 KTF와 합병함으로써 유선과 무선을 아우르는 컨버전스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초고속 인터넷 사업에서도 43%(12월 말 기준) 점유율로 SK브로드밴드(23%)와 LG파워콤(14%)를 앞지르고 있다. 인터넷TV(IPTV)사업도 7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SK브로드밴드(78만명)와 시장을 양분하고 있어 컨버전스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의 이통사업을 겨냥한 음성 와이브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그동안 유선전화의 자기잠식 효과를 우려해 소극적이었던 인터넷전화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합병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KT와 KTF 합병은 이동통신 1위 사업자 SK텔레콤과 유선통신 2위 사업자 SK브로드밴드등 SK통신그룹과 LG텔레콤ㆍLG데이콤ㆍLG파워콤 등 LG통신그룹의 경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T의 '규모의 경제'에 맞서기 위해 경쟁사들이 합병을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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