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밴드왜건과 양떼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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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1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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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은 수익을 쫓는다.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에 자금이 모여든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러한 투자 결정은 한가지 요인을 간과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수익률과 위험은 정비례한다는 점이다. 세계 경제회복과 관련된 불확실성의 해소가 지연되면서 시중 유동성이 증시로 유입되지 못하고 은행예금으로 집중되고 있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정보팀장
이는 그동안 수년 째 지속되던 국내 증시의 상승세와 중국 증시의 폭발적인 상승으로 고수익을 향유했던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상당 부분 낮아지고 있음을 방증(傍證)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시중자금이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을 회피하고 안전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예금’을 선호하기 시작한 현상은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를 통해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밴드왜건은 악단(밴드)을 선도하는 마차(馬車)를 말하는데 의사 결정시 강자나 다수의 선택, 대세 속에 포함되어 안정감을 누리고 싶은 심리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특정 그룹의 리더격인 사람들이 최근에 나온 영화를 보고 훌륭하다 혹은 감명 깊었다라는 평가를 내리면 그 그룹의 다른 사람들도 그 영화를 보고 같은 평가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현상 역시 수많은 밴드 왜건 효과 중의 하나이다.

또 다른 이유로 '양떼 효과'(Herding Effect)를 들 수 있다. 양떼 효과는 무리에서 떨어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 심리를 묘사한 것으로 친구들이 특정 핸드폰이나 기타 디지털 디바이스를 구매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무리에서 뒤처진다는 인상을 지우기 위해 같은 제품을 사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밴드왜건 효과는 소비자의 적극적인 선택에 기반한 것이라면 양떼 효과는 뒤처지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행동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특정 그룹내 사람들이 펀드 투자에서 손실을 입고, 이로 인해 나머지 그룹 사람들 역시 펀드 투자가 아닌 예금으로 이동하는 것이 바로 밴드 왜건 효과로 설명되는 부분이고, 그러한 흐름에서 잠시 뒤처진 사람들이 뒤늦게 나마 예금에 가입을 하는 것이 바로 양떼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와 같은 효과로 국내는 물론이며 중국 등 해외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이 지속적인 자금 유출과 함께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다. 그리고 2003년 이후 대세 상승과 하락 속에서 많은 투자자들의 경우 주식시장은 고수익이라는 메리트와 함께 수익률 하락으로 인한 원금 손실이라는 위험 요인도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체득하게 되었을 것이다.

현재 한치도 보이지 않는 시계 제로 상태임에는 분명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일 역시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궁극적으로 시중 금리는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의 하락은 오히려 예금보다 펀드 등 간접상품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간접투자 시장은 아직 초창기에 불과하다는 점도 국내 증시의 매력을 더해 줄 것이다. 과거 미국의 사례와 비교해 볼 때 주식형 수익증권 규모는 장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시중의 부동자금 규모에 비해 국내 증시 내부의 상장사(규모 및 숫자)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수급 상황은 매우 타이트한 편이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경기침체 등 체계적인 위험이 지속됨에 따라 어려운 상황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지속적으로 이익이 창출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와 기업지배구조가 우수한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 등에 대한 관심을 높이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임에 분명할 것이다.

홍순표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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