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윳돈' 11년 만에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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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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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자금의 풍족 여부를 측정하는 '잉여 유동성'이 11년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나 이런 여윳돈이 언제 증시로 유입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잉여 유동성'은 통화량 지표인 M2(광의통화)에서 산업생산증가율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뺀 것으로, 실물경제에서 필요로 하는 자금 수준에 비해 통화 공급이 적정한 지를 판단할 수 있는 유용한 지표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잉여 유동성이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이 125조원에 달하는 등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유동성 장세란 금리 인하나 경기부양책 등에 따른 대규모 자금이 증시에 유입돼 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을 말한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이 17일 발표한 통계치를 보면 국내 잉여유동성은 29.5%(1월 말 기준)로 1998년 8월 말의 30.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잉여유동성도 1월 말 기준으로 20.5%를 기록, 1990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시중의 단기성 자금인 MMF 설정액도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22% 수준인 125조원(이달 기준)으로, 요구불예금과 CMA(종합자산관리계좌), RP(환매조건부채권)까지 포함하면 단기성 자금은 237조원에 달한다. 이는 코스피 시총 대비 41% 수준으로, 2003년 2월 이후 가장 높다.

대형 그룹사까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대량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확보한 여유자금이 MMF와 은행 단기수신으로 몰리는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동성 장세를 위한 기본적인 요건은 갖췄지만 현 상황에서 `돈의 힘'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장세를 전망하기는 여전히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교보증권 주상철 연구원은 "신용경색 완화 및 안전자산 선호현상도 완화되는 등 대체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국고채금리와 회사채(BBB-)금리 간 신용스프레드 하락과 달러의 강세 진정 여부가 유동성 장세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수와 역의 상관관계에 있는 BBB 회사채 신용스프레드가 현재 8.4%포인트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신용스프레드의 하락이 확인되기 전에는 자금의 부동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올해 2분기부터는 유동성 장세를 위한 나머지 조건들도 충족되면서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2분기 내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고, 40조원에 달하는 구조조정기금 출범으로 기업의 위험도 수준 및 은행의 대출태도 강화가 본격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며 "2분기 이후 시중 단기성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교보증권 주 연구원도 "2분기에는 BBB회사채 신용스프레드가 하락하고 글로벌 달러강세가 완화될 것으로 보여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이후 코스피지수가 1,350선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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