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일자리나누기(잡셰어링)를 위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으나 정작 현장에서는 비정규직인 인턴채용만 늘어나고 있을뿐 실질적인 정규직 채용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셰어링을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기존 계획에 없던 인턴을 새로 채용하거나 그 규모를 대폭 늘린 반면 대졸 신입 채용 규모는 줄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3000만 원에 달하는 공공기관 대졸초임을 민간기업 수준으로 하향할 것을 권고하는 등 잡셰어링에 앞장서야 하는 공공기관은 인턴직만 늘려 ‘눈가리고 아웅’하는 형식이다.
1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시 시스템인 알리오에 등록한 올해 신입 및 경력사원 채용공고에 따르면 총 279건의 신규 채용 공고 중 정규직은 11%인 31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중 상당수는 기관장과 임원 등을 포함한 고위 경력직을 채용하는 공고로 신입 정규직 채용은 31건 중 절반가량인 18건 뿐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248건인 89%가 계약직인 인턴직이 차지하고 있다.
100대 기업의 경우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기업들 역시 인턴직 규모는 대폭 늘린 반면 대졸 신입 채용규모는 줄이고 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정부의 인턴채용 권고에 따라 인턴을 뽑았지만 한정된 예산 속에서 정규직 채용까지 늘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매출액 기준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09년 대졸신입사원 채용계획’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87개사)의 59.8%(52개사)가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들 52개 기업의 올해 정규직 채용규모는 1만423명으로 지난해 1만2128명보다 14.1%나 감소했다.
반면 이들의 인턴채용 규모는 1만5510명으로 지난해 1132명의 인턴을 뽑은 것에 비하면 10배가량 인턴채용 계획을 늘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규직이 늘면 더 좋은 것이겠지만 인턴이라도 채용해 고용을 늘리면 고용창출이 되는 것 아니냐”며 “인턴을 채용하면 정규직 전환을 지원하는 제도도 있어 크게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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