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체대출 15조4000억, 건전성 악화일로
중기대출 연체율 3년9개월만에 최고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기업과 가계의 대출 상환능력이 떨어지면서 금융권 전체의 연체대출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1.67%를 기록했다.이는 전년 대비 0.5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2005년 10월 이후 3년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경기침체로 생사의 기로에 선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기업대출 연체율은 2.31%로 전년 대비 0.85%포인트 상승했다.
국가경제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2.67%로 전년 대비 0.9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5년 5월 이후 3년9개월 만에 최고치다.
고용시장 침체와 함께 위기를 맞고 있는 가계대출 역시 연체율이 0.89%로 전년 대비 0.07%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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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상승은 전체 금융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금융권 전체의 대출 규모는 1261조2000억원으로 이중 34조8000억원이 연체된 상태. 이는 전년 대비 54.15% 증가한 것으로 연체율은 2.76%로 높아졌다.
은행권의 연체대출 규모는 전년 대비 9조6000억원 늘어난 1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연체가 3조4000억원, 대기업대출 연체가 6000억원으로 중소기업 연체는 1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 경기가 회복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체율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워낙 큰 만큼 연체율이 추가로 악화될 것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연체율 역시 전년 14.70%에서 15.60%로 높아졌다. 연체 규모는 8조5500억원에 달했다.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회사의 연체규모는 6조4200억원, 연체율은 3.89%로 상승했다.
보험사의 연체율은 3.94%로 0.01%포인트 상승해 연체 규모는 3조1400억원을 기록했고 카드사는 3.43% 연체율로 1조1600억원의 대출이 연체됐다.
문제는 경기침체가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금융권의 연체대출 역시 회복하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상반기에 금융권 연체대출 규모가 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권 연체율의 추가 상승을 막기 위해 금융회사 건전성 제고를 독려할 것이라며 경기부양책을 비롯한 각종 대책으로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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