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을 앞둔 KT그룹에 외부인사 영입이 한창이다.
KT는 올해 초 일부 '낙하산 인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약관 개정을 통해 신임사장으로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인 이석채 사장을 선임했다.
이석채 사장은 취임 직후 'All New KT'라는 가치를 내걸고 조직개편을 단행해 외부의 우수한 인재들을 영입하며 경영혁신을 꾀하고 있다.
이 사장 취임 전에는 이태규 전 청와대 비서관이 KT경영연구소 전무로 영입됐다.
이 사장 취임 직후에는 SK텔레콤에서 차세대무선인터넷사업추진단 사업전략 담당 상무을 역임한 서종렬씨가 영입돼 현재 미디어 본부장을 맡고 있다.
서 본부장은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2분과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또한 서울고등검찰청 정성복 검사도 KT에 입성해 윤리경영실장(부사장)을 맡고 있다.
정 검사는 법무부, 대검찰청, 서울지방검찰청 등에서 검사, 검찰연구관, 특수부장, 형사부장, 지청장, 차장검사 등을 역임했으며,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분당파크뷰아파트 특혜분양, 옷로비 사건 등 대형사건을 맡아왔다.
이 사장은 정 검사 영입과 함께 윤리경영실의 기능을 강화했고, 기존에 상무급이던 윤리경영실장을 부사장으로 2단계 격상시켰다.
여기에 KTF 자회사인 KT엠하우스의 신임사장으로 김규성 전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부회장이 선임됐다. 김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모바일 팀장을 맡았었다.
게다가 KT는 이달 초 주주총회에서 이명박 정부 관련 인사 2명(이춘호 KBS 이사, 허증수 경북대 교수)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춘호 이사는 이명박 정부의 초대 여성부 장관에 내정됐으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져 낙마한 인물이다.
이 이사는 부동산 투기 의혹에다 KT 사외이사까지 맡게 되면서 KBS 노조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허증수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인수위 시절 인천시로부터 향응 제공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국가경쟁력강화특위에서 중도하차했다.
KT가 영입한 외부인사들은 각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우수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KT의 경영혁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부분이 현 정부와 관련이 있는 인사라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KT가 현 정부 관련 인사들을 적극 영입한 것에 대해 무조건 '낙하산 인사'라고 보고 정치적인 논리가 깔려 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만 KT가 KTF와의 합병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앞두고 지나치게 현 정부 관련 인사들을 영입한 것과 일부 문제가 있는 인사를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에 시달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에 대해 KT는 능력주의, 성과주의에 입각해 충분히 능력을 검증해 영입했다며 '낙하산 인사' 논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KT는 오는 5월 중순 합병법인을 출범시키게 된다. 이렇게 되면 매출 20조원에 이르는 거대 통신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KT는 국내 통신업계의 대표기업이자 맏형으로 국가 통신산업을 이끌어갈 책임이 있다.
이러한 KT가 KTF와의 합병을 계기로 공기업의 잔재를 완전히 털어버리고 투명한 경영을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인사 청탁이나 납품 비리 등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까지 일면서 추락한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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