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전국에서 실제 아파트 매매 건수가 느는 등 움츠러들었던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정부 발표가 한 달 지난 현재 시장은 또 다시 잠잠한 가운데 기대감을 안겨줄 만한 호재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국토해양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중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2만8741건으로 작년 7월(3만8804건)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또 지난 1월에 비해 1만667건 증가한 수치를 기록하는 등 모든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했다.
거래량 증가와 함께 가격도 오름세를 보여 강남3구를 비롯한 일부 지역은 오름폭이 최고 1년새 9300만원 가량 오른 곳도 있었다.
18일 개포동 강남공인 오세길 대표는 "작년 말 12월 대비 1억가량 오른 상태에서 머물러 있다"며 "이는 지난해 금융위기로 인한 집값 최저점에서 50% 정도 복구된 상태"라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 주공은 서울시의 ‘제2종 일반주거지역내 층수 운용 기준 조례’ 개정에 따라 다음달 중 건축물 층수 제한이 완화돼 평균 2층 정도 높일 수 있게 된다.
오 대표는 "이미 시장에 반영돼 가격이 매겨진데다 내달 조례개정이 확정 돼야 사겠다는 매수자들이 대부분"이라며 "현재로선 보합세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포 주공3단지 49㎡형 8억5000만원, 1단지 59㎡형 11억7000만~12억원, 2단지 83㎡형 14억원선이다.
개포 주공과 더불어 용적률이 상향 조정될 전망인 강동구 고덕주공과 둔촌주공 등의 재건축 아파트 단지도 마찬가지다.
둔촌동 한양공인 박대근 대표는 "경기가 안 좋다보니 호재 낀 아파트 임에도 불구하고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며 "작년 12월 대비 1억~1억5000만원이 오른 현재 거래가 없어 거래가 변동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둔촌 주공1단지 59㎡형은 지난해 12월(4억5000만원)에 비해 1억3000만원 가량 오른 5억8000만원의 거래가가 매겨져 있다.
고덕동 한신공인 박명현 대표는 "작년 연말 대비 올 초 1월에 5000만~6000만원, 크게는 6000만~7000만원 상승한 이후 거래가는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고덕 주공2단지 56㎡형은 6억3000만~4000만원선의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 12월(5억8000만원) 대비 6000만원 가량 오른 가격이다. 박 대표는 "1000만원 정도 낮은 가격에 나오는 급매물은 속속 빠지고 있지만 집주인이 내놓은 가격에 사려는 사람은 드물다"고 전했다.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집값이 회복된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조용하다.
대치동 프라자공인 대표는 "정부 세제개편이 나올 때 마다 이틀에서 사흘간은 반짝 문의가 늘고 실제 거래가 있다"면서 "하지만 3일간의 약발이 다하면 또 다시 언제그랬냐는 듯 잠잠해진다"고 표현했다.
대치 은마 102㎡형은 8억8000만~9억원, 112㎡형은 10억7000만~11억원선이다.
이춘우 신한은행 부동산전략팀장은 "정부가 잇달아 규제를 풀어 부동산시장 진작에 나섰지만 기초 경기 자체가 너무 냉각된 상태라 큰 파급효과가 없다"며 "부동산시장의 흐름이 무너져 삽으로 모래를 떠서 댐을 막으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