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그냥 그런가 싶었죠. 이제는 너무 무서워요. 밖에 나갈 수가 없어요."
한국인 관광객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예멘 유적지 테러사건에 이어 18일 정부 대응팀 차량에 대한 테러 공격이 이어지자 예멘 교민사회는 충격을 넘어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예멘 수도 사나에서 한국식당을 운영하는 김광자(72.여)씨는 "관광객 테러사건이 났을 때만 해도 괜찮겠지 하고 넘어갔는데 비슷한 사건이 또 터졌다. 예멘에서 20년 가까이 살았는데 공포에 떨긴 이번이 처음"이라며 울먹였다.
식당을 찾은 다른 한국 교민들도 삼삼오오 이날 있었던 테러를 화제에 올리며 불안한 모습이 역력했다.
예멘 주재 한국 기업들도 위기대책 매뉴얼을 재점검하며 직원들의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병구 한국석유공사 예멘사업소 소장은 "예멘이라는 나라가 원래 치안이 좋은 편이긴 하지만 한국인을 타깃으로 한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직원들도 긴장하는 모습"이라며 "상황 변화에 따른 위기대책을 마련해 시행토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찬주 현대건설 예멘사업소 소장은 "한국에서 안부를 묻는 가족.친지의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며 "테러라면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행위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이제 우리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교민 분들이 좀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냉정함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교민들도 적지않았다.
최흥석(50.자영업)씨는 "이번 사건으로 예멘을 여행금지국가로 지정하려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정확한 수사결과가 나올때까지 교민들이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 예멘 한국대사관은 교민사회에 당분간 외출을 자제하고 혼자서 이동하지 말것을 당부했다.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