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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 사장..두달만에 합병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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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8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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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채 KT 사장이 지난 1월14일 취임 이후 2개월여 만에 KT와 KTF의 합병을 전광석화처럼 이끌어내면서 특유의 추진력을 과시했다.

이 사장은 취임 엿새만인 1월16일 유무선 통신 컨버전스 사업을 선도해 글로벌 사업자로 변신하고 IT 산업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며 통신업계 구조개편의 신호탄이 될 KT와 KTF의 합병을 전격 결정했다.

이 사장은 그 다음 날 곧바로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 인가신청 서류를 제출했고 인가신청 40일 만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없는 합병 승인 결정에 이어 인가신청 61일 만에 방통위의 합병 승인을 받아냈다.

SK텔레콤이 지난 2001년 9월28일 옛 정보통신부에 낸 신세기통신과의 합병 인가 신청에 대해 105일 만인 2002년 1월11일에 조건부 인가 결정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그 속도를 실감할 수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전임 KT 사장부터 오랫동안 준비해오던 KTF와의 합병이 막상 실행에 옮기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KT는 공정위의 결정을 통해 경쟁사들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둔 데 이어 이번 방통위 의결로 `완봉승'까지 이끌어냈다.

이뿐 아니다. 취임 첫날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 본사 임직원들을 대거 영업 현장으로 내보냈고 K T그룹에 회장직을 도입하는 방안도 전광석화처럼 처리하는 등 지지부진했던 KT의 숙원사업들을 취임 2개월 만에 해결했다. 인터넷 전화와 와이브로를 육성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로 한 것도 이 사장의 결정이었다.

공기업 성격이던 KT의 최근 합병을 둘러싼 속전속결 태도는 카리스마에 기반을 둔 이 사장의 추진력과 지략에서 비롯됐다는 게 안팎의 일치된 견해.

해박한 경제이론과 명쾌하고 논리적인 사고,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업무추진력과 소신이 강한 이 사장은 KT의 이해관계에 앞서 국가 경제와 통신산업의 미래를 앞세웠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물론 KT가 합병인가 결정을 서둘러 받아야 할 이유도 충분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법인이기도 한 KT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F-4 규정에 따라 지난 2007년 말 기준의 KT 재무제표는 유효기간이 15개월 만인 이달 말로 만료된다.

이달을 넘기게 되면 합병 절차를 새롭게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공시 기준에서 보면 합병법인의 주주총회를 이달 말 이전에 마무리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합병 승인이 늦어지게 되면 다시 1년을 허송세월해야 하는데 경영안정화가 시급한 KT로서는 합병인가 결정에 조급해할 수밖에 없는 형편도 있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우호적인 성원과 KT 내부의 호평도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최시중 위원장은 이 사장에 대한 지지를 아끼지 않고 있고 애초 외부 출신의 이 사장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던 KT 직원들도 숨 가쁘게 진행되는 변화에 혀를 내두르며 반색하고 있다.

이 사장이 사장 내정자로 지내는 2개월 기간에 KT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충분한 진단을 내렸을 것이라는 점도 이런 속도전을 가능케 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의 `강공 드라이브'는 과단성 있는 조치만이 성장을 멈춘 주력 시장과 추락하는 이익률, 떨어진 임직원들의 사기 등으로 위기상황에 놓인 KT를 깨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장은 지난 11일 방통위의 합병 관련 청문회에서 "승자가 되자는 게 아니라 같이 뛰자는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에 비해 우리가 3년 이상 늦은 만큼 그 간격을 좁히고 새 서비스와 기술을 개발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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