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부진, 내수감소, 수출둔화 등 ‘악재’ 탓
지난해 노동생산성이 0.3%증가하는데 그친 원인은 세계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투자부진, 내수감소, 수출둔화와 같은 악재가 고루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9일 지식경제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설비투자와 기계 수주는 2007년 대비 각각 3.2%, 5.5% 씩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내수역시 감소(-0.7%)를 면치 못했으며 조업산출량(산업생산)은 3% 증가로 둔화됐다.
반면 전체 노동투입량(근로자수x근로시간)은 2.7% 증가하는데 그쳤다. 근로자수는 0.9% 증가한데 비해 근로시간은 1.7% 늘은 탓이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끌어내린 주 이유인 셈이다.
대기업에 비해 자금사정이 열악한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 하락은 더 컸다.
지난해 부문별 노동생산성은 IT부분(3.4%), 중화학공업(1.2%), 대기업(-0.1%) 업종이 각각 비IT부문(-0.2%), 경공업(-1.1%), 중소기업(-1.3%)에 비해 상대적 생산성우위를 보였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거나 지식집약적 업종일수록, 다시 말해 대기업위주로 구성된 업종일수록 노동생산성 하락의 충격파에서 멀었다는 말이다.
이는 고성장·고효율 업종에 위치한 기타운송장비, 전자부품영상음향통신장비, 전기기계변환장치, 담배와 같은 4개 업종이 저성장·저효율 업종에 위치한 8개 업종에 비해 노동생산성에서 비교우위를 보인 것에서도 일정부분 읽힌다.
8개 업종에는 기계장비, 고무플라스틱, 가죽가방신발, 섬유, 목재나무, 컴퓨터사무용기기, 가구기타제조, 자동차트레일러 등이 속한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최근 미국의 지난해 4분기 노동생산성이 0.4%(연율 기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 대규모 감원 열풍으로 인해 산업현장에서 투입 노동력이 크게 감소했으나 실제 생산량은 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의 여파가 각국 노동생산성을 하락 시켰음을 추측해 볼 수 있는 대목.
한편 지난해 제조업 단위노동비용은 2007년 대비 1.1% 하락했다.
단위노동비용의 감소는 비용경쟁력의 개선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조업 22개 업종 중 9개 업종의 단위노동비용이 감소했다.
전년대비 단위노동비용이 개선된 경우는 2007년과 지난해 대비 기타운송장비가 11.9%에서 -23.6%, 전기기계변환장치가 4.1%에서 -11.6%, 코크스석유정제품이 13.8%에서 16.9% 등 7개 업종이다.
하지만 섬유(-4.4%→10.9%), 전자부품영상음향통신장비(-13.8%→5.6%), 가구기타제조(-0.5%→10.4%) 등 5개 업종은 단위노동비용이 악화됐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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