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추경안 입장차 현격…4월 국회처리 난항

추경규모, 한나라 27-29조…민주 13조8천 억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둘러싸고 여야의 격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민주당이 19일 발표한 13조8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살펴보면 한나라당과 입장차가 현격해 4월 임시국회 추경안 처리과정은 난항을 거듭할 전망이다.

일단 여야는 이번 추경이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 방점을 둬야 한다는 점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민주당의 추경안에 대해 “민주당의 3대 원칙(일자리대책 최우선,  서민․중소기업 지원 극대화, 적자국채 발행 최소화)은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구하는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야는 당장 추경 규모를 놓고 현격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이 제시한 13조8000억 원의 추경안은 한나라당의 27조~29조원 규모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규모의 차이는 정부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보다 6%포인트 하향조정함에 따라 발생하는 9조~12조원의 세수 결손을 추경에 포함시킬지에 대한 입장차에서 비롯됐다.

한나라당은 이를 추경에 포함시키는 것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민주당은 불요불급한 정부 지출을 삭감하고 ‘부자감세’를 연기해 세수 결손을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추경 내용에 대해서도 여야간 의견이 엇갈렸다.

정부가 이날 새로운 일자리 55만개 창출을 목표로 발표한 4조9천억원 규모의 예산에 대한 평가가 대표적 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인턴이나 공공근로처럼 일과성 땜질식 일자리 중심으로 돼 있는 것 같다”고 정부대책을 평가절하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제시한 소방과 경찰, 교사 인력 충원은 한시적 예산이 아니라 계속 예산이 필요해 결국 본예산이 확대되기 때문에 추경의 성격과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비정규직 문제를 놓고도 민주당은 정규직 전환기업에 1인당 월 50만원씩 보전해 20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한나라당은 노사 당사자원칙을 내세워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이외에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추경에 어느 정도 반영할지, 기존 SOC 예산을 삭감할지도 쟁점이다.

민주당 정 대표는 “토목공사 위주 예산은 이미 본예산에서도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기 때문에 삭감하면 삭감했지, 더 추가하려는 여당의 기도가 있다면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고 말하며 △4대강 정비사업 △녹색뉴딜 등을 대표적 삭감 항목으로 꼽았다.

이에 한나라당 김정권 원내대변인은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삭감할지 민주당이 먼저 대안을 제시하라”고 반박했다. 

송정훈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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