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스크랩으로 빚을 갚을 수 있다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세계 최저가 자동차 '나노(Nano)'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 인도 타타모터스의 처지를 이같이 표현했다. 타타가 2000달러(약 300만원)짜리 자동차 출시 계획을 밝히며 전세계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는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아냥이다.
타타는 오는 23일 출시하는 나노를 통해 막대한 부채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 자동차 브랜드인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하며 막대한 부채를 떠안은 타타는 오는 6월까지 20억 달러를 갚아야 한다.
벼랑 끝에서 타타가 내놓은 전략은 박리다매. 나노가 초저가인 만큼 가능한 한 생산량을 늘리고 많이 팔아 매출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타타의 계획은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혔다. 인도 웨스트벵갈주에 지으려던 양산공장이 지역민들의 반대로 들어설 수 없게 된 것이다. 공장 건설에는 이미 3억 달러의 자금이 투입됐다.
연초 대비 인도 센섹스지수-타타모터스 주가 등락률(출처:WSJ) |
바이샬리 자주 앤젤브로킹 애널리스트는 "타타가 25만대의 연간 목표 생산량을 채우려면 공장 완공 때까지 일년은 지나야 한다"며 "그동안 생산량을 최대한 늘려도 5만대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타는 공장 완공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생산 차질과 판매 부진이 예상되지만 타타가 보유한 현금은 갚아야 할 부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타타가 손에 쥐고 있는 현금은 현재 1억 달러.
하지만 타타는 6월까지 20억 달러를 갚아야 하는 것은 물론 운영자금으로 빌린 27억 달러도 연말까지 상환해야 한다.
그렇다고 타타가 돈을 쉽게 빌릴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잇달아 신용등급을 깎아내렸기 때문이다. 모기업인 타타그룹도 자금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그나마 인도 중앙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춘 데 이어 추가 인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데서 희망을 찾고 있다. 이들은 인도 정부의 소비세 인하 조치도 자동차 판매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