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의 절름발이 성장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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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3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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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절름발이 성장을 불식시키고 노사 상생의 신화도 꿰차게 될까.

최근 현대자동차 노노갈등의 불씨였던 국내 공장간 물량 이전 및 혼류 생산 문제가 노조의 수용 의사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노조 집행부가 지난 19일 담화문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일감 나누기, 장기적으로는 다차종 생산체제 설비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이번 조치가 세계 자동차산업 위기 속 회사 측의 사정을 최대한 고려해 내린 결정이니 만큼, 업계에서는 춘투(春鬪)의 꼬인 실타래를 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하지만 속단하기는 이르다.

노조가 생산 유연화 문제를 양보한 만큼 이들이 관철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주간연속 2교대제' 수용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 노사관계가 다시 틀어질 가능성은 여전한 셈이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 상당수가 주간연속 2교대제 실시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며 "우리가 한발짝 물러선 만큼 사측이 어떠한 결단을 내릴지 좀 더 두고볼 것"이라고 말했다.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다.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전세계 자동차산업이 생사의 기로에 놓인 가운데 현대차는 소형차 부문의 강점과 환율효과에 힘입어 선전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빅3'의 몰락과 일본 차업체들의 부진 속에서도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시장 점유율이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한 4.4%를 기록했다.

기술개발과 해외시장 공략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되버린 현대차로서는 노사관계라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손 대야 한다. 

끝없는 파업은 노사가 공멸하는 수순이다.

소위 '잘 되는 집안'들의 속을 들여다보면 경영진의 헌신적인 노력과 노조의 고통분담 의지가 절묘하게 잘 맞아 떨어진다.

이번 현대차 노사의 일감 나누기 합의가 '상생'의 노사관계로 가는 시발점이 되기 바란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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