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22일 귀국함에 따라 4·29재보선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분열이 다음 주로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정 전 장관 측은 여전히 ‘전주 덕진’ 출마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에 난색을 표하면서 ‘공천배제’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오는 23일 정 대표와 회동을 앞둔 정 전 장관은 ‘탈당 뒤 무소속 출마’, ‘인천 부평을 출마 등 지도부와 타협’ 두 가지 카드를 놓고 깊은 시름에 빠졌다.
◆정동영, “전주 덕진 아니면 안돼”
오는 23일 정 대표-정 전 장관 양자회동이 중대 분수령이지만 간극이 워낙 커 전망은 불투명하다.
실제로 정 전 장관은 22일 귀국 후 바로 전주 덕진 선거사무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주 덕진 출마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정 전 장관 측 인사인 최규식(민주연대 공동대표) 의원도 이날 지도부를 겨냥, “아예 나오지 말라고 했다가 수도권으로 가라면 그게 어떻게 중재안이냐”며 “수도권(부평을) 출마 가능성은 1%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공천배제가 현실화될 경우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가 유력한 상태다. 일각에선 민주연대 인사들과 연계한 신당 창당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최규식 의원과 민주연대 공동대표인 최규성 의원도 “당헌당규에 따르겠다”면서도 “정 전 장관 귀국 후 다음 주에 자세한 공천문제 등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민 지도부, ‘당근이냐 채찍이냐’
정세균 대표도 정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공천배제냐, 타협이냐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정 전 장관이 부평을에 출마하면 기존 한나라당 지역구를 차지할 수 있는 ‘플러스 알파’ 효과를 기대한다던지 져도 본전이다. 하지만 정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를 인정하자니 재보선 대여전략에 ‘마이너스 효과’ 밖에 나지 않는다.
이와 관련, 정 대표 본인도 “MB 정부 1년 평가라는 선거의 특성상 당을 살리는 공천이 돼야 한다”고 ‘선당후사(先黨後私)’ 입장을 밝힌 만큼 사실상 공천불가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전주 덕진에 출마할 경우 ‘여야대결’이 아닌 ‘야야대결’ 양상이 되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선 자칫 ‘소탐대실’의 위험도도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정 대표가 정 전 장관과 23일 만날 경우 수도권인 인천 부평을 출마나 10월 재보선 출마를 중재안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정 전 장관이 전주 덕진 출마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만큼 정 대표가 당내 화합을 위해 전주 덕진 공천을 주는 ‘현실론’을 택할 개연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당 공천심사위원인 정장선 의원은 ‘의정서신’을 통해 “갈등과 대립을 증폭하는 정치적 발언을 절대 자제해야 한다”며 “정 대표와 정 전 장관은 반드시 발전적 대안을 합의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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