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 시장 여건 개선...‘청신호’
가산금리 수준에 '초점' 맞춰야
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빠르면 내달 발행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 최소 10억 달러 이상을 목표로 외평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시장상황을 살피는 중”이라며 “국회통과한 것은 60억 달러가 한도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외평채 발행 규모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외평채 발행여건은 불리하지 않으나 가산금리 부분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평채 발행 '마무리 단계'
재정부는 이날 외평채 발행 주관사로 외국계 기업 11곳, 국내 기업 2곳 등 13곳에서 씨티와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크레디트 스위스, 도이체방크, 삼성증권 등 6곳을 선정했다.
정부는 지난 11일 투자은행(IB)에 입찰제안요청서(RFP: Request For Proposal)를 발송했다. 19일엔 각 IB들의 계획안을 받고 20일 프리젠테이션을 거쳐 외평채 주관사를 최종 선정했다.
씨티와 메릴린치 등 미국계의 등장과 지난해 발행을 계획했을 때 선정됐던 골드만삭스가 재발탁됐다.
삼성증권은 유일한 한국계 주관사로 눈길을 끈다.
정부가 이같이 외평채 발행을 서두르는 것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가 3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이 유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국채 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어 최근 5년 만기 외평채의 신용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이 300bp(베이시스포인트, 3.0%포인트)bp 아래로 떨어지는 등 정부 외평채 발행 여건이 개선됐다.
또 포스코가 최근 발행한 7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본드에 발행 금액의 5배에 달하는 34억 달러가 몰려 한국물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는 것을 알린 것도 정부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추가로 5억~7억 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 “가산금리 연구 필요”
전문가들은 외평채 발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가산 금리에 대한 정부차원의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송민규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미국 등 다른 나라들도 외평채 발행을 이야기 하는 만큼 여건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며 “물량은 전부 소화된다 하더라고 가격 면에서 불리해 질 수 있는 만큼 외평채의 가산금리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연구위원도 “환경만 놓고 본다면 북유럽외환위기가 안정되고 불확실성이 크긴 하지만 주가도 안정되고 있어 부분적으로 호전된 상태”라며 “외평채는 발행이 문제가 아니고 가산금리 수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위원은 “외평채의 물량과 금리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발행할 때 규모에 욕심내기 보다는 채권시장의 분위기 고려해 조달한다는 긍정적 시그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원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기준금리가 가장 중요하지만 외화유동성 측면에서 봤을 때 일단 외평채를 발행 한 후 금리는 후차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60억 달러까지 배정받았으니까 단계적으로 나아가며 기준금리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한나 기자 han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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