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가 환율과 업황 안정에 힘입어 다시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 주도주로 떠오를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0.90원 급락한 1391.60원을 기록했다. 이달 첫 거래일인 2일 1570.30원을 찍었던 환율은 이날까지 15거래일만에 무려 178.70원 떨어졌다.
이를 재료로 유가증권시장에서 3대 조선주인 현대중공업(5.45%)과 삼성중공업(2.94%), 대우조선해양(1.62%)도 일제히 시세를 분출했다.
증권가는 조선주에 대해 환율 안정으로 선물환 매도거래에 따른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달러 약세로 신조 발주도 늘어날 것이라며 업황 회복이 임박한 것으로 내다봤다.
◆환헤지 위험 대폭 감소=이달 들어 환율이 급속도로 안정되면서 조선업체는 수주 선박대금에 대한 대한 환헤지 부담에서 벗어나고 있다.
조선업체는 선주사로부터 선박을 수주하면 선박대금을 대개 선물환 매도 거래를 통해 환헤지를 하는데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계약 취소에 따른 막대한 헤지 손실이 우려돼 왔다.
그러나 지금처럼 환율이 안정된 상황에선 설령 수주가 취소되더라도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안정된다는 것은 금융시장이 안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동안 조선주가 지지부진했던 것도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탓이었는데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조선주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선주가 과도하게 저평가된 점도 매력적이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후반기 증시에선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선순환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1월 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 조선주가 상승 탄력이 커 보인다"고 전했다.
◆신조 수요 증가 가능성=달러 약세가 이어지면 반대 흐름을 보여 온 유가가 상승하게 되는데 이는 신조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
유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세계적인 오일 메이저가 해양유전을 개발하기 위한 해양플랜트를 확대 발주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신조시장이 차츰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조선ㆍ해운시황 전문분석기관인 클락슨이 밝힌 신조선가 지수는 작년 12월 중순 179.0에서 이달 6일 158.0으로 떨어진 이래 20일까지 2주 동안 보합인 158.0을 유지했다. 이는 업계에서 신조가격이 바닥을 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후판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점도 조선업체가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송상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선과 탱커선 부문에서 환율 안정과 후판가격 인하로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내 대형 조선사는 신조가격이 고점대비 27.7%까지떨어지더라도 수용할 여유가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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