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수석대표 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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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2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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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한국 측 이혜민 수석대표와 EU 측 이그나시오 가르시아 베르세로 수석대표는 24일 제8차 협상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단 차원의 잠정적 합의를 도출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그러나 관세 환급 문제와 일부 원산지 문제와 관련해 여전히 팽팽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종 타결까지는 여전히 진통이 예상된다.

다음은 양측 수석대표와의 문답.

--핵심 쟁점이 마무리가 안 됐는데 잠정 합의가 잠정 타결을 뜻한다고 봐도 되나. 관세 환급이나 원산지 문제로 협상이 틀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되나.

▲(이혜민) 8차 협상을 통해 협상단 차원에서 거의 모든 쟁점에 대해 잠정적인 합의를 이뤘다. 이는 잠정적인 것이고 모두 다 통상장관 회담에서 최종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잠정적인 합의라고 한 것이다.

잔여 쟁점인 관세 환급, 원산지 관련 내용은 협상단 차원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협상의 최종타결 여부는 통상장관 회담에서 결정될 것이다.

▲(베르세로) 잠정적인 타결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현재 오픈 상태로 남아있는 이슈들은 관세 환급과 원산지 기준이 가장 큰 문제들이긴 하지만 그 외에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다른 몇 가지가 있다. 협상은 해왔지만 이 분야들에 대해선 입장의 차이가 큰 관계로 저희가 계속 협의를 하는 것보다는 통상장관 회담 레벨에서 결정되는 것이 더 유효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두 가지 쟁점에 대한 입장 차가 얼마나 큰가. 만약 4월 2일 회담에서 이 문제가 타결이 안 되면 협상이 결렬되는 것인가. 또 관세 감면의 범위를 확인해 달라. 공산품은 앞으로 5년간 100%가 맞나. 전체 관세는 EU가 99%까지, 한국은 96%까지 철폐하는 게 맞나.

▲(베르세로) 나머지 미결 이슈들이 협상의 결과를 틀 정도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와 관련해선 기본적인 원칙이라든지 기본적인 입장 차이가 분명히 있다.

관세 환급은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하에서 지금 현재 누리는 기본적인 권리다. 이를 제한하는 것이 한국의 수출업체들에게 경제적인 피해를 입힐 것은 분명하다. 반면 EU의 입장에서는 WTO 체제 하에서의 기본 정책은 항상 관세 환급의 금지였다. 그러므로 기본적으로 양측의 입장 차가 있다.

원산지 기준의 문제는 많은 진전이 협상에서 있었지만 아직 몇 분야가 미결인 채로 남아 있다. 그래서 통상장관 레벨에서 협의가 더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그리고 모든 게 합의돼야 FTA 협정의 협의가 완료됐다고 할 수 있다.

말씀하신 수치들은 기본적으로 맞다. 양측의 교역에 대한 비율로도 볼 수 있는데 내 계산으로는 향후 5년 동안 양측에서 97%까지는 제거가 될 것이다. 공산품과 관련해서는 5년 내로 EU 측에서 완전히 제거하고, 한국도 아마 100% 가까이 제거하는 것으로 안다.

--농수산물 관련해 합의가 이뤄졌나. 이번 협상의 결과를 분야별로 설명해주기 바란다. 또 원산지 관련해 합의를 못한 부분은 무엇인가.

▲(이혜민) 협상의 기본원칙이 '모든 것이 합의되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합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한-EU FTA 협상은 일괄타결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이슈가 합의돼야 협상이 종료된다.

그러므로 현 단계에서 협상의 세부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 농산물 문제는 어느 나라든 우리로서는 가장 민감한 문제이고 그래서 농업은 예외적으로 공산품과 달리 예외적 취급을 받을 수 있는 범위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다만 협상 과정에서 EU 측은 상업적 이익이 있는 품목은 한-미 FTA 와 동등한 수준의 양허를 요구를 해왔다. 우리는 주요 민감품목에 대해 다양한 예외적 취급 방안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자세한 협상 결과는 타결 때 상세히 밝히겠다.

--한국과 EU 사이에 이 협상을 보는 시각에서 약간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한국이 EU보다 좀 더 낙관적인 듯한데 양측이 얼마나 견해 차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은 얼마나 낙관적으로 보고 있나.

▲어떤 이유로 낙관적으로 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협상 수석대표로서 협상 결과와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다. 지금 현재 가장 큰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관세 환급 문제는 EU의 문제인데 그 문제에 대해 언급을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낙관적이라고 평가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 개성공단 문제는 어떻게 합의됐나.

▲(이혜민) 개성공단 문제는 협정 발효 1년 뒤에 한반도 역외가공위원회를 설치해 상세한 내용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것도 잠정적인 합의이며 최종적으로는 모든 게 합의돼야 합의된 것으로 간주한다.

-- 주요 공산품 관세철폐 기준은.

▲(이혜민) 공산품은 즉시, 3년, 5년 내 철폐가 원칙이다. 다만 한국의 경우만 7년 내 철폐가 허용돼 있다. 즉시철폐의 대표품목은 자동차 부품이다. 양측에 다 해당된다. (1천500cc 이상) 중대형 승용차는 3년 내에, 1천500cc 미만 소형차는 5년 내 철폐에 합의했다. EU는 또 관세율이 14%인 컬러TV를 5년 내 철폐하기로 했다.

우리는 소형차와 함께 베어링, 기초화장품 등을 5년 내 철폐 품목으로 분류했다. 우리는 예외적으로 약 40여 개의 민감품목에 대해서는 관세 철폐 기간을 7년으로 잡았다. 여기에는 관세율이 16%인 기타 기계류, 13%인 순 모직물 등이 있다.

-- 금액기준 관세철폐 비율은.

▲(이혜민) 금액 기준으로는 조기 철폐(즉시 철폐 및 3년 철폐) 비율이 우리가 92%가 약간 안 되고 EU는 93%를 약간 넘어간다. 수출 물량 기준으로 5년 내 철폐 비율은 우리가 99%, EU는 100%다. 협상하는데 있어 품목 또는 수입액 기준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FTA는 현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금액은 현재이지만 협상 담당자로서는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보고 품목에 더 가치를 두고 협상했다. 미국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공산품 철폐에서 더 많이 나가 있다.

-- 돼지고기 관세철폐 기간은.

▲(이혜민) 돼지고기는 EU의 농산물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품목이다. 특히 냉동 삼겹살의 경우 규모가 크다. EU 측에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협상 초기부터 아주 강하게 설명했다. 기본적으로는 EU도 (우리 농산물의) 민감성을 이해하며 협상했다. 하지만 EU 측의 상업적 이익이 있는 품목, 그 중에서도 칠레나 미국과 경쟁하고 우리나라가 이미 그 나라에 개방한 품목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러한 입장을 조정하는 중이다. 의견 접근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지만 통상장관 회담서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이다.

-- 관세 환급과 관련해 양측의 입장차가 큰데.

▲(이혜민) 최종 타결 여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슈인 것은 맞다. 관세 환급에 대한 한국의 입장은 협상 초기부터 분명했다. 이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허용되는 제도일 뿐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가장 큰 경쟁국인 일본이나 중국이 이를 채택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최종 타결을 시도할 텐데 타결 안 되면?
▲(이혜민) 가정에 근거한 질문에 대해선 답변하기 어렵다.

-- 자동차는 주로 유럽에 수출하는 게 소형차인데 불리한 것 아니냐.

▲(이혜민) 자동차는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었다. 한.EU 교류에서 비중이 18%가 넘는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EU FTA도 자동차가 가장 민감한 품목이다. 우리는 사실상 즉시 철폐를 제안했는데 EU 측에서 받아들이지 못했다. 자동차를 3, 5년으로 가면서 어떻게 배치하느냐를 고민했는데 고려할 사항 중 하나는 우리가 현지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을 생각해야 한다. 여러 가지 상황 고려해서 3, 5년 타협을 했다.

-- 컬러TV 관세를 5년에 철폐하는데 복사기나 프린터 같은 사무기기, 정보기술(IT)제품은.

▲IT제품 관세는 현재 0%다. 사무기기는 한번 확인해봐야겠지만 EU의 5년 내 품목은 아닌 것으로 안다. 아마 3년일 것이다.

-- 자동차를 타협했다고 말했는데 어떤 의미냐.

▲우리는 즉시 철폐를 요구했고 EU는 7년을 내세웠다. 그게 협상을 1년 이상 끌었고 3년, 5년은 타협의 결과다.

-- 중형차가 3년, 소형차가 5년이 된 과정은.

▲한국이나 EU 모두 관계부처 및 관련업계와 충분히 협의해서 이런 잠정 타협안을 도출했다. 나중에 설명하겠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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