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합상사 인수, 범현대가는 신중한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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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2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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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종합상사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누가 최종적으로 인수하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당장의 인수합병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는 것은 현대중공업, 현대기아차그룹 등 범현대그룹 계열사이다. 현대상사 매출의 절반은 이들과의 거래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조선·기계·플랜트 등 대부분 제품을 현대종합상사를 통해 처리하고 있어 업무 연관성이 가장 높다. 청도현대조선을 통한 중국 진출도 모색할 수 있다는 측면도 장점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의 경우도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대규모 설비투자로 인해 생산량 확대가 불가피한 상태라 철강제품 판매를 위한 현대상사의 해외 마케팅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KCC나 현대그룹 역시 업무연관성은 떨어지지만, 현대종합상사가 최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자원개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종합상사는 현대건설과 함께 범현대그룹의 정통성이라는 상징적인 측면도 있어, 범현대 계열사의 '자존심 싸움'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최종 계약서에 싸인을 받기 전까지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가운데, 대부분의 기업이 미래 시너지 효과보다는 주력사업 위주로 개편하는 위기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입을 모아 "인수의향서 접수에 대해 나온 얘기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펼쳤다.

이들이 신중한 이유는 전략적인 측면도 있지만, 현대종합상사를 인수함으로서 생기는 시너지 효과가 높지 않다는데 따른 고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범현대그룹이 사업 연관성이 높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사실 인수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안으로 꼽혔던 일본 종합상사 인수 가능성도 낮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들에게 현대상사의 해외자원 가치는 큰 매력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종합상사 최대주주인 산업은행(22.53%)을 비롯해 우리은행, 외환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종합상사 지분은 86% 수준이다. 현대종합상사 지분 51%를 인수하는 데 시가총액 기준으로 2500억~3000억원 규모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수의향서를 접수하고 있는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인수합병 절차 관례상 현재 진행상황은 밝힐 수 없다"며 "일단 이달 말이 지나봐야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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