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융합시대를 맞아 탄생한 방송통신위원회가 26일로 출범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3월 최시중 위원장을 초대 위원장으로 해 송도균 부위원장, 이경자 상임위원, 이병기 상임위원, 형태근 상임위원 등 5명이 임명되면서 제1기 방통위가 출범했다.
출범 당시 방통위는 인터넷TV(IPTV), 디지털전환, 통신요금인하, 미디어 규제개혁, 개인정보보호 등 수년 동안 이해관계 대립으로 정책 추진이 지연되거나 사회문제로 지속 제기됐던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었다.
지난 1년 동안 방통위는 초기 조직 안정화와 함께 방통 융합시대에 필요한 정책 과제들을 해결하거나 기반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출범 1년 성과
방통위는 출범과 함께 방송통신 융합서비스인 IPTV 상용화에 주력했다.
방송과 통신업계의 이해조정을 통해 IPTV법 시행령 등 하위법령 제정을 완료하고, 지상파 방송 재전송 등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수년간 지연됐던 IPTV 상용서비스를 지난해 11월 개시했다.
디지털 방송 전환도 본격적으로 추진해 디지털전환특별법 하위법령 제정을 완료하고, '디지털방송활성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추진기반을 정비하는 한편, TV광고 등 대국민홍보, 디지털TV 채널배치계획 마련, 케이블TV의 디지털전환 등에 대한 정책을 수립, 추진했다.
또한, 와이브로(WiBro)에 음성통화가 가능하도록 번호(010)를 부여키로 결정하고,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진출을 지원해 지난해 말까지 국내 업체가 우즈베키스탄, 미국, 일본 등 12개국에 장비를 수출했으며, 세계 30여개 국가에서 와이브로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통신 요금을 낮춰 서민들의 부담을 경감하는데도 주력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10월 이동전화요금 감면 대상을 일부 기초생활수급자에서 기초생활수급자 전체와 차상위 계층까지 확대해 올 2월 말 현재 감면 신청자가 57만9000명으로 지난 2007년 7만4000명 대비 690% 증가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결합상품 요금인가 심사를 완화하는 할인율 기준을 확대(10%→20%)하고, 시내전화와 인터넷전화간 번호이동성 제도를 시행해 인터넷전화 활성화를 유도했다.
지난 2월에는 요금인가제 완화와 재판매 제도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시장을 통한 요금경쟁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정보보호 대응체계 강화 및 이용자 권익 향상 △방송통신망 고도화 및 주파수 이용 효율화 △미디어산업 선진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및 정책비전 마련 △부처간 협력을 통해 정책성과를 제고 △세계적 추세에 맞는 방송통신 규제 개혁 △조직내 융합과 건전한 조직문화 조성 등을 추진해왔다.
◆현안과 문제점
방통위는 지난 1년 동안 방통 융합 시대에 대비한 정책 수립에 '올인'했지만 방송과 통신의 이질적인 조직의 통합 과정에서 진통을 겪어야 했다.
정부조직인 옛 정보통신부와 민간조직인 옛 방송위원회가 결합하는 과정에서 직급, 급여 등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또한 방통위가 합의제기관인데다 위원장을 비롯해 상임위원들이 외부 인사들로 채워지고 조직도 과거 정통부에 비해 작아져 일부 직원들은 비전과 희망이 없다며 타 부처로 이동이 잦아지고 있다.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방통위 출범 이후 타 부처로 이동한 직원들이 상당수 있지만 인력을 채용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방통위가 직원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직원 이탈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방통위 출범 1주년 간담회에서 "조직이 너무 적은데다 실국장이 12명 밖에 되지 않고 상임위원들은 외부에서 오기 때문에 방통위는 태생적이고 조직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며 조직개편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방통위가 지난 1년 동안 정치적인 쟁점에 치우쳐 IT업계의 정책적인 관심과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방통위가 KBS, YTN 사장 선임 문제, 미디어 관련법 등 정치적인 쟁점에 휩싸여 정작 통신 등 IT 정책에는 다소 소홀했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최 위원장도 취임 전부터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현 정권이 방송과 통신까지 장악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현재는 최 위원장이 국정원장 등 하마평에 올라 방통위 조직 자체에 중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받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방통위가 출범 초기부터 잡음이 많았지만 지난 1년을 반성하고 방송과 통신의 조화로운 융합과 효율적인 정책을 통해 우리나라 방송ㆍ통신 융합의 최초 규제기관으로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정책 방향
올해는 방통위는 출범 2년차를 맞아 정책 추진 과제로 우선 미래 유망분야인 미디어 서비스 산업의 혁신을 위해 규제를 개혁하고, 디지털 미디어 및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일자리 안정을 위해 네트워크 등 민간분야의 투자를 촉진하고, 경쟁력있는 방송ㆍ통신서비스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방송ㆍ통신의 공익성을 제고하고, 서민생활 안정에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올해 정책 추진 과제를 통해 당면한 경제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장기적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미디어 분야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본격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