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역시 신의 직장?...평균 인건비 81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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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2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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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여파로 감원과 임금 삭감 등 고용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은행원들의 평균 인건비가 8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써 최근 수년 동안 호황을 누렸던 은행권의 임금은 경기침체 여파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은행을 비롯한 우리·신한·하나·외환·기업·한국씨티·SC제일은행 등 8개 은행의 1인당 평균 인건비는 8100만원을 기록했다.

이들 은행의 급여와 복리후생비, 퇴직급여 등을 포함한 총 인건비는 7조7956억3700만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수치는 은행의 연평균 임직원 수 9만5685명을 감안한 것으로 비정규직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정규직의 임금은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 사태로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일자리 나누기'를 뜻하는 잡세어링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고임금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은행들이 예대마진을 통한 손쉬운 수익성 창출에 주력한데다 경제침체로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1인당 8000만원이 넘는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일단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자체적으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해 생산성과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임금 또한 상승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1인당 평균 9144만원의 인건비가 투입돼 가장 높았고 외환은행이 9058만원으로 2위, SC제일은행이 9029만원으로 상위 3개군을 형성했다.

다음으로 국민은행(8579만원), 기업은행(8210만원), 한국씨티은행(8009만원), 우리은행(7750만원), 하나은행(6162만원) 순으로 인건비가 높았다.

상당수 은행의 인건비가 전년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산업 평균에 비해 높은 것이 사실. 2007년 은행권의 1인당 평균 인건비는 8700만원이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 등 금융·보험업 종사자의 월평균 임금은 377만2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269만9000원을 기록한 제조업과 건설업(247만7000원)은 물론 전체 산업 평균 264만 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그나마 은행들의 평균 인건비가 감소한 것은 금융위기 사태로 연말 성과급 지급을 줄였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은행권에서 연봉이 가장 높은 수준이었지만 2007년말 명예퇴직을 실시해 400여명의 고임금 직원이 사임한 것이 평균 임금 하락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높은 임금에 대해 성과와 보상 등 투명한 평가가 이뤄졌는지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자본확충펀드까지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인 기준을 넘어서는 높은 임금에 대한 여론 악화를 피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전체적으로 임금 삭감과 잡세어링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거나 진행하고 있다"면서 "신입과 경력 직원에 대한 임금 삭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다른 업계에 비해 급여 수준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잡세어링과 관련해서는 3월에만 전년 대비 40% 늘어난 정규직을 뽑는 등 정부 정책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외환위기 이후 30만명의 은행원이 일자리를 잃은데다 1인 업무 강도가 3명 업무를 처리하는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주장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영업점이 마감한 뒤에도 평균 9시가 넘어야 퇴근하는 등 노동 강도 역시 높아진데다 금융업 특성상 전문인력의 확보를 위해서도 수준에 맞는 인건비 투입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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