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분양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다만 과거처럼 묻지마식 투자가 사라지고 실속형 투자가 늘고 있다.
경기침체가 깊어지면서 개발에 대한 기대가 있거나 돈이 될만한 상가에만 선택적으로 투자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또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도 비교적 안정적인 임대수익률을 낼 수 있는 상가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137개 점포를 분양한 인천 송도국제업무지구 '커낼워크'는 평균 1.6대 1의 경쟁률로 전 점포가 청약이 마감됐다. 입지가 가장 좋다는 D3블록 1층 107호는 37대 1로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송도 국제업무지구는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곳으로 상권이 당장 활성화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개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있었던 수도권 주공 단지 내 상가 입찰에서는 실속형 투자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분양 점포 42개 가운데 27개가 주인을 찾았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평균 111.92%였다.
이 중 판교 A22-2블록은 14개 점포 중 12개가 낙찰돼 85.7%의 높은 낙찰률을 보였다. 이 블록은 584가구의 중대형 분양아파트로 구성돼 있고 판교역과 가까운 입지 때문에 높은 인기를 끌었다. 반면 A14-1블록은 임대아파트인데다 근린상가용 부지가 인접해 있어 30%대의 낮은 낙착률을 기록했다.
오산 세교지구에서는 투자 1순위로 꼽히는 1층 2개 점포가 유찰되고 오히려 접근성이 떨어지는 2층만 3개 점포가 팔리는 현상도 빚어졌다. 오산 세교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상권형성도 늦어질 것으로 보고 가격이 저렴한 2층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단지 규모가 114가구에 불과한 남양주 가운주공 단지 내 상가도 3개 점포 모두 낙찰됐다. 분양가가 2억원대로 저렴하고 단지가 대형 평형으로 구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같은 상가 분양률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있었던 상가분양률이 20%도 채 안됐던 점을 감안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 것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시중에 떠도는 부동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상가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가격이나 임대수익률 등을 꼼꼼히 따지는 실속형 투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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