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불안이 격화될 것이란 '3월 위기설'을 딛고 코스피가 월간 기준으로 8년만에 최고로 급등하면서 향후 상승여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3월 들어 이날까지 1063.03에서 1243.80로 무려 180.77포인트 뛰어오르며 17.0%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20.0% 상승했던 2001년 11월 이후 8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는 이를 추세적인 상승으로 판단하는 데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지만 국내ㆍ외 금융불안 완화 속에 안전자산에만 머둘던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어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수 박스권 상향돌파 시도=대내ㆍ외적으로 환율 안정과 유동성 확대, 미국 국고채ㆍ부실자산 매입과 같은 대형 호재가 잇따르면서 코스피가 박스권 상향 돌파에 나설 것이란 의견이 이어졌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18거래일 가운데 코스피는 6일을 제외한 12일에 걸쳐 시세를 분출했다. 특히 코스피는 24일 심리적인 저항선으로 여겨 왔던 1200선을 돌파한 이후 연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공공민간투자프로그램(PPIP)이 순항하며 금융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기회복에 따른 상품가격 상승과 금융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을 감안할 때 코스피는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동성장을 위한 증시 수급여건도 개선되고 있다.
황빈아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장을 위한 요건이 점차적으로 충족되면서 안전자산에 묶여 관망하던 시중 부동자금도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는 있겠지만 코스피는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심리도 빠르게 잦아들고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젠 미국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냉소적으로 볼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며 "오히려 개선되고 있는 주택지표와 소비지표에 주목하면서 경제회복 시기를 먼저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시 조정시 저점매수 유효=코스피가 단숨에 뛰어올라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은 있지만 이후 재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일시적인 조정을 저점매수 기회로 삼으란 조언이 나오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길었던 박스권 탈출에 대한 흥분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한 템포 숨을 돌리는 과정도 필요하다"며 "추가상승을 겨냥해 고점에서 매수하기 보다는 조만간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기술적 숨고르기 국면을 조금 기다리는 편이 낫다"고 전했다.
환율 안정과 상품가격 회복으로 수혜를 볼 업종으로는 철강ㆍ화학ㆍ정유가 꼽히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급등하면서 대부분 업종이 낙폭과대 상태를 벗어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선 달러 약세와 상품가격 회복으로 가장 큰 이익을 낼 수 있는 철강ㆍ화학ㆍ정유와 같은 소재업종으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상승장을 안도랠리로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윤자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코스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금융불안 완화와 달러 약세 기대에 따른 안도랠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지수 흐름이 여전히 세계 자금이동이란 큰 축에 달려 있는 만큼 아직은 미국 시장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태도가 어떤 방향으로 변하는 지를 더 관찰해야 할 때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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