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신문 긴급진단]경제전문가 30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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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27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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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차산업 등 대응전략이 회복시기 관건
경기부양책 등 글로벌 공조 체계가 성패 좌우

글로벌 경제위기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세계 경기흐름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국이 어떤 대응전략을 마련하느냐가 관건이다. 오바마 정부가 GM 등 자동차산업에 대한 확실한 전망을 제시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회복시기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동유럽 채무불이행(디폴트)도 경제회복 기로에 남은 최대 뇌관이다. 현재로선 해당국가 정부 정치권이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에 위험도를 부채질 하고 있는 것이고 어느 쪽이든 확실한 길을 제시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세계 경제와 맞물려 한국의 경제적 부담도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의 흑자도산 우려와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대량 실직 등이 수면위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암울한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26일 경제전문가 30명에게 향후 세계경제의 전망과 우리의 대응전략을 직접 들어봤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

경기바닥권은 2분기 전후로 판단된다. 하반기에 경기회복이 가능하겠지만 주로 경기부양책의 영향 때문이어서 회복의 강도는 약할 것이며 U자형의 완만한 회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역시 세계 흐름과 같이 갈 것이다. 세계 경기가 회복이 돼야 무역도 할 수 있는 것이다. 2분기를 기점으로 이르면 1분기가 될 수도 있고, 늦으면 3분기가 될 수도 있다.

세계 경제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금융부실이 가장 큰 위협이다. 현재 부실을 정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나올 부분이 많이 있다. 양이 얼마나 될지 아직까지 불확실한 부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두 번째 위협요인은 글로벌 공조체제의 성패 여부다. 한 국가가 보호무역을 시작하면 마치 게임처럼 경쟁적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제대로 회복되기 어렵다.


◆이인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세계경제는 금융부분의 경우 상반기에 저점을 통과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후 실물부분도 뒤따라 안정될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실업률이 높아서 소비가 회복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미국경제는 이르면 금년 말에 가서야 바닥권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경제는 소규모 개방경제이기 때문에 세계 경기 변동에 따라서 움직인다. 금년 4분기가 되면 가시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정부의 대대적 경기부양 효과와 세계 경제회복 조짐이 그 시기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세계경제가 회복하는데 있어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미국 주택시장의 지속적 하락이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세계경제 회복이 올해에는 불가능하고 앞으로도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 누가 확실히 그 시기를 예측할 수 있겠는가. 그만큼 지금의 경제위기가 심각한 상태다.

세계경제가 바닥을 쳐서 우리 실물경제로 이어질지 의문이다. 현재까지는 세계경제 위기가 언제 바닥을 칠지도 아무도 예측 못한다.

달러 가치의 폭락이 향후 위협요소가 될 전망이다. 각국의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고 얼마나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느냐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경제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면 위협요소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중국경제성장은 세계경제보다 가늠하기 힘들다.

◆김현욱 KDI 연구위원

세계경제 추세는 전분기대비 성장률이 1~2분기에 0%로 옆으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3~4분기에 전분기 대비 플러스로 돌아서지 않을까 생각된다.

세계경제 위축이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과 패닉에 따라 발생한 것인데 단정하긴 어렵지만 현재 개선되고 있는 여건이 유지된다고 본다면 서서히 회복세를 찾아갈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 위기는 근본적으로 대외적인 요인에서 촉발됐기 때문에 경기회복의 단초와 중요한 요건은 세계경제에 있다. 그러므로 세계경제 움직임과 함께 갈 것으로 보인다. 회복은 3분기도 되고 4분기도 될 수 있지만 지난해와 같이 소비가 활성화 됐던 분위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아주 늦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각국이 펼치고 있는 재정지출 확대를 걱정할 수도 있지만 당분간 위협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현재의 경기개선 조짐은 지난해 말의 급락에 따른 반등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를 본격적인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금융기능 제약에 따른 선진국의 소비부진 현상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세계교역도 크게 살아나기 어려워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기동향은 세계경기와 동행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본격 회복은 내년 이후로 판단된다.

선진국 경기부양의 약효는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그 기간 중에 민간 수요가 회복되지 못할 경우 세계경기의 부진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임상혁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팀장

세계 경기의 반등시기를 올 하반기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위기의 원인이었던 금융위기가 상반기 중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내년 상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차를 두고 한국경제도 따라서 반등할 것이다.

세계경제 회복에 있어 미국 모기지 부실은 위협적인 요소다. 또 지난달부터 러시아에서 동유럽으로 번지고 있는 채무불이행 우려도 위험요인이다.

아울러 중국내 외화유출도 글로벌 경기침체 해소의 위협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기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파트장

단기적으로 2분기에는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와 빠른 경기하강으로 이연됐던 수요가 나타나면서 세계금융시장 역시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서 금융시장이 다시 한번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한국의 경우 단기적으로 2분기에는 주식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높아진 시장 밸루에이션 매력,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 올해 4분기 이후 경기급락으로 발생한 이연 수요 등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코스피는 PBR 1배인 1240포인트를 상회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한계 상황에 빠진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하반기에 나타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미국, 유로지역 등 주요 선진국 경제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쯤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소비와 생산 등 실물경기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뚜렷한 개선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금융기관의 부실자산 처리 문제가 단기일에 해결되기 어려운 만큼 상반기 중 경기가 바닥을 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경제는 오는 2분기 중 저점을 통과해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조업의 재고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그 동안 급등했던 환율이 진정되는 등 금융시장 또한 안정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경제회복 과정에서 주요 위험요인으로는 경기부양책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 가능성, 글로벌 디플레이션에 따른 장기침체 가능성, 동유럽 국가의 디폴트 가능성, 선진국 금융기관의 국유화시 신흥국 위험노출(익스포져) 축소 가능성 등을 꼽을 수 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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