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두산으로부터 소주 ‘처음처럼’을 인수, 롯데 상표가 붙은 제품을 출시한 지 한달여가 흐르면서 롯데가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운다.
특히 롯데자이언츠 야구단을 앞세워 부산.경남 지역에서 입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진로는 도수를 낮추고, 모델을 교체하는 등 롯데 역풍 차단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9일 롯데주류BG에 따르면 4월초 시작되는 프로야구 정규 시즌에 맟춰 롯데자이언츠 구단의 유니폼에 ‘처음처럼’ 로고를 부착키로 했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처음처럼을 전략적으로 키우기 위한 것.
업계는 롯데자이언츠 선수들이 처음처럼 로고가 붙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올 경우 광고 효과는 수치로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규 시즌 내내 지상파와 케이블TV에 방송되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 TV광고에 비해 노출 빈도나 주목도가 훨씬 높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부산·경남지역 시민들이 연고팀에 대한 애정이 유달리 강하다는 점과 수도권에서도 부산·경남 출신 소비자들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니폼 로고의 광고효과는 다른 어떤 판촉방식보다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롯데는 다음달부터 TV나 일간지 등을 통해 광고를 진행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판촉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롯데의 움직임을 전략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진로는 지난 23일부터 자사 제품 ‘진로 제이’의 알코올도수를 18.5도로 낮춰 재출시한다고 밝혔다. 처음처럼의 깔끔한 맛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을 순한 맛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가격은 그대로다. 최근 ‘참이슬’ 가격 인상을 단행했을 때도 가격을 올리지 않았던 ‘진로 제이’는 이번에도 가격을 종전과 같은 320㎖ 1병에 820원으로 결정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했다.
또 ‘진로 제이’는 종전 송혜교 대신 신민아를 새 얼굴로 선택했다. 6개월만에 제품의 모델이 교체된 것으로 출시 3개월만에 1000만병을 돌파하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을 감안한다면 모델 교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모델 교체는 ‘진로 제이’의 리뉴얼 때문이다. 정구하 진로 마케팅팀 상무는 “신민아의 맑고 깨끗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가 진로 제이의 제품 컨셉트와 잘 어울려 광고모델로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1월 현재 처음처럼의 전국 시장점유율은 12.5%로, 진로의 42.1%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수도권에서 볼 때도 처음처럼은 시장 점유율 23.3%(서울 26.7%)로 진로의 75.1%(서울지역 71.5%)에 비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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